“김장채소 軍·수해지역 우선 공급방침에 배추·무 가격 폭등”

북한에서 김장철을 맞아 배추와 무 주재료를 비롯해 부재료인 마늘, 파, 고추, 소금 등의 감대기(김장재료) 가격이 폭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이 폭등해 일반 주민들의 가계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함경남북도 지방에서는 오늘부터 5일까지 양일간에 거친 겨울철 ‘남새(채소) 수확 전투’가 본격 시작된다”면서 “약 이틀 간의 ‘가을배추전투’를 마무리한 다음 닷 새 후인 다음 주부터는 무 캐기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올해 전국적인 가뭄과 잇따른 장마피해로 대부분 협동농장 남새 수확량이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 같다”면서 “기관 기업소들은 정해진 인근 협동농장에 나가 배추가을(수확)을 진행하지만 지난해 보다 예상 할당량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보여 주민들은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현재 청진 수남 시장에서 배추 1kg이 1000원이나 올라 3,000원에, 무는 500원 가량 올라 2,000원에 팔리는데 이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면서 “길거리에 무, 배추를 싣고 가는 소달구지만 봐도 뒤쫓아 높은 값을 부르며 배추나 무를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 소동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김장시기가 임박함에 따라 시장들에서의 무, 배추 값은 껑충껑충 뛰어 오르고 있는데다가 고추와 마늘을 비롯한 김장 감대기 가격까지 급등해 주민들은 한숨만 쉬고 있다”면서 “작년 이맘때면 시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김장용 배추와 무는 요즘엔 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식통은 “지난 8월, 함경남북도와 량강도의 일부지역에 내린 집중 호우로 많은 남새밭이 유실됐기 때문에 올해 김장을 포기하는 가정이 많다”면서 “대다수 협동농장 채소밭과 개인 텃밭은 모래공터로 변하거나 어쩌다가 우거지 배추와 꽁다리 무만 드문드문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상황이 이런데도 위(중앙)에서는 피해(나선)지역 우선공급 방침을 내세우며 일부지역 농장 배추 한포기도 타 지역으로 공급되지 않도록 했다”면서 “주변 부대에 공급할 계획분을 최우선 보장해야 하는데다, 수해지역 공급까지 맡게 된 농장원들도 김장걱정부터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4인 가정을 기준으로 김장을 할 때 최소 배추 350kg, 무 200kg정도가 있어야 한다. 또한 마늘과 고춧가루는 각각 3kg 정도, 소금은 최소 18kg은 있어야 한다. 겨울 김장철을 맞아 총 150만 원정도의 돈이 드는데 올해는 300만원 가지고도 구입하기 힘들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주민 반응 관련 소식통은 “주민들은 ‘서민들 음식이라곤 밥과 김치밖에 없는데 올해는 손가락만 빨아야 겠다’며 불만을 털어 놓는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농사라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며 당의 농업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