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주체사상 기본도 모르더라”

▲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데일리NK

“북한의 주체사상은 지난 수십 년간 북한 체제 유지와 주민들에 대한 통제와 억압을 위한 도구로 악용되어 왔다”

80년대 국내 주사파의 대부로 불렸던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22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사)민주주의정치철학연구소, 민주주의이념연구회, 민주주의건설위원회, 도서출판 시대정신의 공동주최로 열린 인간중심철학 학술발표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먼저 “대학시절 주사파 운동을 시작했고 오랫동안 이를 주도하며 주체철학에 대해 개인적으로 많은 연구를 했었다”며 “91년에는 북한을 방문해 주체사상 전문 학자들이나 김일성과도 주체사상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할 기회를 가지기도 했다”고 소회했다.

그는 “당초 북한에 가면 철학적인 문제에 대해 토론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김일성은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된 주제사상의 기본 개념조차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했다”며 “결국 북한은 주체사상을 연구할 수 있는 자유조차 철저히 봉쇄돼 있는 국가였던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이 주체사상을 철학적으로 진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서 내걸었다기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악용할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이 여기서도 명백하게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주체사상은 크게 3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스탈린주의에 민족주의를 입힌 김일성의 민족공산주의 ▲황장엽 선생님이 주도해서 만든 주체철학 ▲수령론 등이다”며 “북한은 본질적으로 서로 연관이 없는 이 세가지 요소를 주체사상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로 뭉뚱그려 통치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북한의 주체사상이 김일성, 김정일 정권에 의해 철저하게 왜곡되어 왔지만, 황장엽 선생님이 북한에 있을 때 연구하신 내용을 기본으로 한국에 오신 뒤 이를 더 깊이 있게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인간중심철학이 내용적으로 주체사상이 아니냐며 색안경을 쓰고 보고 있다”며 “북한 체제 유지에 악용되어 온 주체사상과 분리시켜 인간중심철학 그 자체가 올바른지 아닌지, 인류 미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영환 연구위원은 ‘강철서신’으로 알려진 문건과 서적을 통해 민족해방(NL) 노선을 1980년대 학생운동의 주류로 성장시켰던 인물로, 1991년 5월 잠수정을 타고 밀입북해 김일성을 만난 계기로 북한 민주화운동가로 전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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