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생일에 타이타닉號 침몰”

북한에서 최대 명절로 기념하고 있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4.15)에 영국의 초호화 유람선 타이타닉호가 침몰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1912년 4월 15일 대서양을 항해 중이던 타이타닉호가 침몰하던 그날에 김 주석이 태어난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적이 있다.

북한의 민민전 방송은 지난 1999년 5월 ‘태양은 세기를 비춘다’는 제목의 김 주석 찬양 프로그램에서 이날을 ‘금세기의 가장 격동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방송에 따르면 이날 동방에서는 김 주석이 탄생했지만 서방에서는 자본주의 번영의 상징으로 예찬되던 타이타닉호가 침몰함으로써 ‘떠오르는 동방’과 ‘침몰하는 서방’을 극적으로 대비시켰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의 이면에는 자본주의에 대한 북한의 반감이 깔려 있다.

방송은 “타이타닉호는 해 지는 날이 없다던 대영제국의 위상이었다”며 “그런데 이러한 배가 출항 3일만에 침몰한 것은 실수도 우연도 아닌 역사의 필연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시각은 방송이 “서방의 자본과 기술의 집합체인 이 거대한 배가 넘지 못할 장애란 없고 침몰될 대양도 없다는 극도의 오만과 독선의 표출”이라고 지적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결국 타이타닉호의 침몰은 “자본과 기술이 결코 만능이 아니며 자본주의가 종국에는 빙산의 제물이 된 이 배처럼 파멸을 면할 수 없음을 경고하고 있다”는 게 이 방송이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인 셈이다.

방송은 이런 해석의 기반 위에 김 주석의 탄생을 극적으로 대비시키면서 찬양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방송은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날은 서방에게는 ‘대비운, 대참사의 날’이자 ‘허장성세하는 서방의 제국주의에 대한 파멸의 선고’였지만 같은 날 김 주석이 태어난 것은 “동방 조선에 있어서 세기의 대경사, 대행운의 날로 새겨졌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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