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사망 12주기…김정일, 왜 사라졌나?

▲ 김일성 사망 10돌 중앙 추모대회

조선중앙방송이 8일 김일성 사망 12주기 김정일의 금수산 기념궁전 참배소식을 보도하지 않았다. 북한 선전매체들이 김일성 사망후 매년 7월 8일 새벽 0시 김정일의 참배보도를 해오던 과거에 비해 대단히 이례적이다.

신변에 이상이 없는 한, 김정일의 참배 불참은 있을 수 없다. 매년 1월 1일과 김일성 생일, 사망일 참배는 김정일로서는 일년중 가장 큰 행사다. 또 국내외 팽팽한 정세 속에서 김정일의 참배소식은 주민들에게 힘을 주는 선전효과도 있다. 그럼에도 일체 보도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김정일이 진짜 참배하지 않았는가, 아니면 참배하고도 보도하지 않은 것인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김정일이 참배는 했으되, 관영매체에 ‘보도불가’ 지침을 내렸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 이유는 이번 참배에 군 인사들이 대거 포함되지 않은 점이다. 김정일은 2005년과 2004년 연형묵 국방위원회 부위원장(2005년 10월 사망), 김영춘 총참모장,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등 노동당 군사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최고사령부 작전지휘 성원들과 참배했다.

지난해까지 당, 행정기관 간부들은 김정일과 동행하여 참배하지 않았다. 주로 군 간부들이었다. 그런데 8일 조선중앙TV에 등장한 참배일행은 대부분이 당, 행정 간부들이다.

때문에 김정일은 군 수뇌들과 사전에 참배했으나 이를 보도하지 않고, 이후에 진행된 당 행정 간부들의 참배만 관영매체가 보도했을 가능성이 크다.

美, 정찰위성 감시 ‘보도불가’

이는 김정일이 최근 미사일 사태와 관련한 국제적 움직임에 아주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표시로 보인다. 미국의 강경한 입장에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김정일은 과거 “미국 정찰위성이 나를 시시각각 체크한다”며 노동신문 등 매체에 자신의 외부활동 날짜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게 했다. 동행 일꾼들의 이름도 밝히지 않도록 조치해온 전례가 수두룩하다.

북한 경호원 출신 탈북자는 “김정일은 군부대 시찰시 계획일정을 수시로 바꾸고, 전용 승용차와 열차를 바꾸어 타는 등 숨어 다녀 행사 예약 군부대들과 혼선을 빚곤 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의 김일성 참배 소식을 보도하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북한 선전매체는 김정일의 말과 행적에 대한 보도가 가장 중요하다. 오로지 김정일을 위한 매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군, 당, 행정 간부들이 많이 참배해도 김정일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그 보도는 속된 말로 ‘앙꼬 없는 진빵’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알고보면 겁이 많은 김정일이 미사일 불장난을 해놓고 속으로 엄청나게 겁을 집어먹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hyj@dailynk.com

◆ 금수산 기념궁전 참배 수행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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