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주석 초상화 문제로 실랑이

남북이 제2차 국방회담 첫날인 27일 회담장에 걸린 고(故)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를 놓고 한바탕 실랑이를 벌인 사실이 28일 뒤늦게 알려졌다.

남측 대표단 실무진들이 27일 오후 처음 열린 전체회의에 앞서 송전각 초대소의 회담장에 걸린 김 주석의 초상화를 치워줄 것을 북측에 요구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 때문에 북측은 당초 오후 3시께부터 전체회의를 시작하려 했지만 30분 이상 늦은 오후 3시40분께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결국 초상화를 그대로 두기로 정리를 한 뒤 회담을 시작했다.

이 같은 사실은 북측 단장인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이 28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이튿날 전체회의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장수 국방장관에게 문제를 삼으면서 알려졌다.

김 단장은 이날 전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기자분들이 있으니 한마디 하겠다”며 “어제 첫 회의가 30분 가량 늦어졌다. 알아보니 회의장 초상화에 대해 (남측이) 대책을 세우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속으로 `이거 통일하자면 제도 개념을 가지고 자꾸 논의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남측의 초상화 문제 제기를) 뼈저리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마디로 (김일성) 수령께서 민족을 이념 위에 놓아야 하고 이념 밑에 민족을 놓으면 안된다고 했다”며 “국방장관회담에서 초상화까지 논의하는 것은..(중략)..여기 참가하신 분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단장은 “우리가 남쪽에 가서 여기저기 간판에 영어가 쓰여 있다고 말하면(문제를 삼으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수석대표는 “나도 왜 회담이 지체되느냐고 물었는데 (실무진들이) 초상화 얘기를 하더라”며 “그래서 내가 말했다. `남북은 다른 체제로 공존하고 있다. 남북은 공동선언에서 서로 체제를 인정하고 내정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북측 회의장에 와서 그것(초상화)을 트집 잡는 것은 잘못됐다’고 꾸짖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대표는 “`부질없는 짓을 했구나. 이미 체제를 인정하고 내정 불간섭 및 서로 공존하기로 했다’는 등의 얘기를 했다”며 사실상 유감의 뜻을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