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규 비리혐의 연루…대북사업 영향없나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을 주도해온 김윤규 부회장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일부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포착되면서 백두산관광 추진 등으로 활기를 띠고 있는 대북사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대북사업의 불투명성과 도덕성이 도마에 올라 백두산관광에 50억원을 지원키로 하는 등 대북 관광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태세였던 정부의 입지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부회장은 정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 등 2대에 걸친 신임속에 대북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2003년 8월 정몽헌 회장의 사후에는 북측과의 협상 과정에서 현대측 대표를 맡아왔다.

지난달 백두산 및 개성관광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낸 현정은 현대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 성사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북협상력이 남다르다는 평가다.

현대측은 백두산 및 개성관광의 성사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불거진 김 부회장의 비리 혐의가 대북사업에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대그룹측이 그의 비리를 적발했음에도 “그동안 남북경협사업에 기여한 공로와 향후 역할 등을 고려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도 아직까지 그가 필요하다며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측은 대표이사직만 박탈하고 부회장직은 유지시켜 대북사업에서 일정한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3월 윤만준 사장이 공동대표로 선임되면서 김 부회장의 입지가 상당히 좁아졌기 때문에 이번 일을 계기로 그가 사실상 대북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부회장은 현재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데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그가 자진사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실 그동안 현대그룹 안팎에서는 김 부회장의 퇴진이 시간 문제라는 소문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윤 사장이 취임한 뒤로 현 회장 주재로 매달 한 차례씩 열리는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도 김 부회장 대신 윤 사장이 참석했고 현대아산 임원회의도 윤 사장이 주재해 왔다고 현대 관계자는 전했다.

또한 개성과 금강산 등에서 최근 북측과 가진 협상에도 대부분 윤 사장이 대표로 참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관계자는 “윤 사장 체제가 정착되고 있는 만큼 큰 변화는 없겠지만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국방위원장이 현 회장과의 면담에서 “금강산은 정몽헌 회장한테 줬는데 백두산은 현정은 회장한테 줄테니 잘 해봐라”며 힘을 실어준 데서 보듯 북측에서도 현 회장을 정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을 잇는 대북사업의 ‘수장’으로 인정한 만큼 김 부회장의 거취가 대북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부회장의 개인 비리 혐의가 불거지면서 대북사업의 불투명성과 도덕성 논란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다시 본격화될 수도 있다.

남북협력사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금강산사업은 이미 정착단계에 접어들었고 개성과 백두산관광도 큰 그림이 그려진 상태이기 때문에 김 부회장의 거취와 상관없이 대북사업은 흔들림없이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대북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인사가 불미스런 일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정부의 지원 등에 있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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