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규 다각적 대북사업 행보 개시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과 갈등 속에서 대북사업 현장을 떠났던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이 자신이 설립한 ㈜아천글로벌코퍼레이션의 회장으로 대북사업의 일선에 돌아왔다.

김 회장은 19일 낮 경의선 육로를 통해 고사리 등 북한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가공품을 남쪽으로 반입했다.

그동안 남북간 교역이 중국 등 제3국을 통하거나 인천-남포, 부산-라진항을 연결하는 해상으로 이뤄져 왔다는 점에서, 육로 수송을 통해 물류기간이 2∼7일까지 단축되고 물류 비용도 줄어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육로를 통한 북한의 농수산물 반입사업은 아천이 계획하고 있는 대북사업의 작은 부분.

아천은 북측의 동해안 지역에서 모래를 채취해 국내의 동해와 남해지역으로 반입하는 계획을 세우고 이미 북한 강원도 통천에 모래 운반선을 보내놓았다.

국내업체들이 북한의 모래를 채취해 반입하고 있는 서해지역을 피하면서도, 남쪽과 달리 동해안 지역에 풍부한 모래 자원을 국내로 반입해 자재난을 겪고 있는 국내 업체에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또 아천은 북한의 건설 기능인력을 양성해 제3국 건설시장에 송출하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경쟁력있는 인력을 훈련시켜 해외에 송출해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제개발에 필요한 양질의 산업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아천측은 저렴한 북한 노동력 수출을 통해 중개수수료를 벌어들일 수 있다.

아천 관계자는 “중동 등 제3국에 송출하는 북한 인력은 주로 남한 기업의 건설현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라며 “국내 건설업체가 의사소통이 수월하고 성실한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게 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아천측은 국내 중견건설업체를 인수해 북측과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개성시내 중심부에 400평 규모의 상업용지를 분양받아 업무용 빌딩을 건설한 뒤 애니메이션, 그래픽 사업도 벌인다는 청사진을 마련해 놓고 있다.

다양한 대북사업 계획을 추진하는 김윤규 회장은 이미 국내투자자도 다수 확보해 만만치 않은 자금력을 확보했다는 전문이다.

6자회담에서 ‘2.13합의’가 만들어져 북한의 영변 핵시설이 폐쇄되고 북미관계가 진전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의 ‘큰 손’들도 대북 사업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고 정몽헌 회장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비롯한 대북사업을 추진하면서 인연을 맺은 북한의 대남 관계자들의 지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사람이 가지는 ‘정치적 상징성’이라는 프리미엄까지 덧붙여져,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최승철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등이 김 회장을 적극 돕고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의 대북사업 현장 복귀에 따라, 금강산 관광사업을 하고 있는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과 대립구도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회장은 북한의 농산물 반입을 시작한 19일 새벽 경기도 하남 정주영 명예회장의 묘소에 참배함으로써, 정 회장이 소떼 방북과 금강산 관광사업으로 시작한 대북사업의 `정통성’이 자신에게 있다는 주장을 우회적으로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현대아산과 아천간 대북사업 경쟁이 벌어질 때 변수는 현대측이 과거 대북사업을 시작하면서 북한으로부터 인정받은 7대사업 독점권.

아천측 관계자는 “현대아산은 큰 회사지만 우리는 중소규모의 업체일 뿐”이라며 “사업영역이 중복될 가능성도 없는데 갈등을 미리 걱정하는 것은 기우”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측 관계자는 “김윤규 회장이 대북사업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우리 사업과 중복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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