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규씨 퇴출…현대 대북사업의 전망

현대의 대북사업을 주도해 온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이 5일 퇴출되면서 현대그룹의 대북사업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김 전 부회장은 남북협력기금 유용 등 개인비리 혐의로 낙마했지만 통일부 조사결과에 따라 그룹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김 전 부회장의 대표이사직 복귀를 요구해 온 북측이 이번 사안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문제다.

현정은 회장의 의도대로 김 전 부회장은 대북사업에서 제외됐지만 현대의 대북사업은 한동안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을 계기로 현대의 대북사업이 시스템에 따라 보다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 그룹에도 후폭풍 = 김윤규 전 부회장이 퇴출은 개인비리에 따른 것이지만 이에 따른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 부회장의 퇴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남북협력기금 유용 의혹에 대한 통일부 조사가 관심이다.

기금 유용이 사실로 드러나면 김 전 부회장은 물론이고 현정은 회장도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이라는 점에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현대의 대북사업은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게 돼 정부 지원이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도 현정은 회장은 `자신과 갈등관계에 있는 전문 경영인을 몰아내기 위해 무리한 감사를 진행했다’는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아울러 현대 내부의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느냐도 관건이다.

그룹내 일각에서는 `이번 감사가 김윤규 부회장을 제거하기 위해 미리 준비된 결론을 가지고 꿰맞추기식으로 진행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지난 4월 윤만준 사장을 현대아산 공동 대표이사로 앉히면서 김윤규 전 부회장과의 갈등이 표면화됐는데 그에 대한 처리를 6개월 이상 끌면서 불필요한 잡음과 오해를 불거지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 회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다는 목소리가 커졌다는 의미다.

◇ 현대 대북사업 정상화 전망 = 현대의 대북사업은 향후 현정은 회장이 큰 그림을 그리고 윤만준 사장이 실무를 챙기는 지금의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김 부회장의 대표이사직 복귀를 요구하며 금강산 관광 규모를 축소하는 등 압박을 가해온 북측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대북사업 정상화 여부를 결정짓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김 부회장을 퇴출한 현대에 대해 못마땅해할 가능성이 크며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중재로 성사된 현 회장과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간의 회동도 언제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태다.

더욱이 현대측에서는 리종혁 부위원장과의 만남에서 북측을 설득할만한 마땅한 카드가 없어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에는 김 전 부회장과의 화해를 통해 북측을 설득할 방침이었지만 현재로선 만나더라도 사태를 해결할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고려대 남성욱 교수는 “정주영.정몽헌.김윤규 등 대북사업 1세대들이 모두 물러났기 때문에 북측도 더 이상 현대에 연연해하지 않고 경쟁체제로 대북사업을 끌고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전 부회장의 비리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북측도 김 전 부회장의 경질을 납득하고 변화된 협상 창구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으며, 그렇게 된다면 현대로서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특히 현대가 대북사업을 보다 투명하게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남북포럼의 김규철 대표는 “현대는 대북사업이 정부의 직간접 지원을 받는만큼 높은 도덕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국민 여론에 부합하는 내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면서 “남북당국도 금강산관광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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