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위원장도 ‘합의문 이행 중요하다’고 강조”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은 8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통신.신문.방송사 편집.보도국장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언론의 협조를 당부했다.

백 실장은 우선 이날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남북관계가 이번을 계기로 정상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정상회담 준비과정이 매우 주도면밀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남북정상회담이 회담 이전에 의제 조율을 끝내고 정상간 승인을 하는 통상적인 정상회담과는 완연하게 다르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따라서 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풀어가면서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대통령의 철학과 참여정부 대북정책 등 ‘총론’을 밝힌 뒤 중점 의제와 핵심 의제를 제안하고 회담 타결시 선언문 작성 순서로 회담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단계적으로 준비했다는 것.

준비는 정부 차원에서 면밀하게 이뤄졌고, 실제 회담에서는 남북 정상이 직접 결정, 합의하는 순서를 밟았다고 백 실장은 설명했다.

백 실장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 군비통제,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획정, 종전선언을 위한 3∼4자 정상회담 등 정상간에 오간 뒷얘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백 실장은 김 위원장의 건강문제와 관련, 일부 오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이 마지막 날 환송오찬 때 특별 수행원들을 그룹으로 구성해 건배를 했는데 최소한 4∼5잔 이상을 마셨다”면서 “와인 마시는 장면을 보면 건강에 크게 문제없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이 외모는 많이 노쇠했지만 악수할 때 ‘악력’이 상당히 셌다고 소개하면서 “회담 때도 말씀 카드 30∼40장을 준비해 대통령 말씀 때마다 체크하고 메모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로 미뤄볼 때 김 위원장은 이전부터 회담내용을 계속 챙기고 정리하면서 체계를 갖고 회담에 임했던 것 같다”며 “회담에 임하는 모습도 건강하고 성실해 회담의 준비 결과가 좋았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기존 합의들이 실천된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합의문에 대한 이행이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고 백 실장은 전했다. 백 실장은 “이행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 ’우리 민족끼리’라는 논리를 거론했고, 이번 선언에는 이행의 의무가 구체적으로 들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난 3일 두 정상간 오전 회담이 안 풀린 것과 관련, 백 실장은 ‘자주’ 문제를 놓고 의견차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회담 때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했는데 남쪽이 미국의 눈치만 본다는 불만이었다”며 “그러나 이는 대통령도 다 알고 있었고, 그래서 상대(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말을 다 들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노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간 회담에서도 ‘자주’ 부분에 대한 설명이 있었고, 이 문제 때문에 오전의 회담이 핵심 의제까지 들어가지 못했다는 것.

백 실장은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은 ‘자주’는 두 가지가 있는데 ‘우리끼리’하는 자주는 북한 한 나라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과 한국에서 자주는 세계에서 국제협력을 통해 발전해나가는 나라라는 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이 4시간 5분에 걸친 정상회담기간 비슷한 분량의 발언을 주고받았는데, “대통령께서 조금 더 많이 말씀하셨다”고 백 실장은 전했다.

남북정상회담 공식수행원에 외교부 장관이 포함돼 있지 않아 외교부가 배제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백 실장은 “절대 배제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뒤 “남북관계를 위해 통일부를 만들었으므로 두 명의 장관이 갈 필요가 없으며, 또 남북관계는 국가간 관계가 아니라 특수관계이므로, 국가간 관계로 접근하면 조약의 서명부터 걸리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백 실장은 이어 “이번 회담은 참여정부를 위한 것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남북관계 발전,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언급한 뒤 “앞으로 최선을 다해 후속조치를 추진하겠다”면서 언론의 협조를 당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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