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갑 “이 장관, 나 같으면 한강에 빠지겠어!”

▲ 10일 통외통위에 참석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핵실험 발표 다음날 10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야당 의원들로부터 ‘정책실패’를 호되게 추궁당했다.

북한이 무더기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7월 이 장관을 ‘세작’에 비유해 논란을 일으켰던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먼저 이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지난번에 세작 얘기를 했다고 장관이 섭섭하다고 했는데, 핵실험을 막지 못해 국민에게 고통을 준 것에 대해 석고대죄를 하고 시작해야지, 이게 뭐예요? 나 같으면 한강에 빠지겠어”라며 이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장관이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말씀 드렸다”고 해명하자 김원웅 통외통위 위원장이 이 장관에게 보고를 계속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우선 사과하고 보고하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이 장관은 “평화번영 정책 전체가 문제되는 것은 아니며 대북 포용정책이 폐기되거나 전면 수정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위원장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이 목소리를 높여 사과를 계속 요구했지만, 이 장관은 이내 말문을 닫으며 특유의 인상섞인 표정만 지었다.

한나라당 박진•진영 의원도 각각 “이 장관이 대북 정책의 실패를 먼저 인정하는 게 도리”, “북한이 핵실험하는 마당에 장관이 판에 박은 보고만 한다”며 김 의원을 거들었다.

여당 최성 의원도 통일부가 2장짜리 보고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 장관은 “통일부 장관의 입장에서 우려할 만한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한편, 이 장관은 “핵실험으로 남북관계의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기 때문에 우리가 추진해 왔던 정책의 일정한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박 진 의원이 “참여정부의 햇볕정책이 핵폭탄으로 돌아왔다”고 비난하자 “햇볕정책 하나 때문에 북한이 핵개발을 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