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네번째 부인인 김옥씨가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 등 유고시 대리인으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코퍼레이션의 켄 고스 해외지도자연구 국장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김정일의 건강이 악화될 경우, 김 위원장의 개인 비서이자 사실상 북한의 퍼스트레이디로 실권을 행사하고 있는 김옥이 김정일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고 자신이 김정일의 대리인으로 나설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미국 정보 당국은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옥은 김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거나 권력에서 축출될 경우에도, 김정일의 최측근으로 가장 먼저 김 위원장의 신변에 관한 정보를 입수해 만반의 사태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스 국장은 “김옥은 김정일의 개인 조직이나 39호실에 깊이 연관되어 있어 북한 정권의 자산에 일정한 영향력이나 통제권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김 위원장의 유고시, 김옥은 후계구도에 있어 힘과 수단을 갖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호주 의회조사국의 제프리 로버트슨 선임연구원도 “누가 북한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서건 중요한 것은 북한의 엘리트층, 즉 노동당, 군부, 그리고 김정일 직계들의 특권을 유지시키고 만족시키느냐의 여부에 있다”며 “김옥이 이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면, 충분히 북한 엘리트층의 지지를 이끌어낼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RFA는 전했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옥씨는 북한의 국정 전반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김 위원장의 모든 업무와 활동을 곁에서 보좌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의 고위직 인사에도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0년 6월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 일원으로 연회 등에 참석했고 같은 해 10월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김 위원장의 ‘특명’을 받아 국방위 과장 자격으로 방미단에 포함됐으며,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및 중국 방문을 빠짐없이 수행했다.
특히 2006년 1월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국방위 과장 자격으로 수행, 연회 때 북측 관계자의 소개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중국 고위층과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