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20년 고뇌의 기록’ 마침내 세상에 나오다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이 중국 국가안전부에 연행돼 구금된 지 6일로 100일째다. 중국 정부는 국가안전위해죄(우리 국가보안법에 해당)로 조사 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혐의 내용이나 기소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김 연구위원이 그간 북한민주화론을 주창(主唱)하고 관련 활동을 벌여왔다는 점에서 관련 활동을 벌이다 체포된 것으로 김영환석방대책위는 보고 있다. 









▲김영환, 시대정신을 말하다./시대정신刊


김 연구위원의 구금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에서는 과거 ‘주사파의 대부’가 북한 민주화운동을 전개하다 체포됐다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언론은 주사파 대부에서 북한인권운동가로 전향한 그의 이력을 집중 조명했다. 특히 통진당 내 경기동부연합의 몸통으로 지목된 이석기 의원과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에서 함께 활동한 경력 때문에 그의 사상적 전향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김 연구위원은 1980년대 중반 대학가에 주체사상과 민족해방(NL) 운동노선을 최초로 도입했다. 남한에서 스스로 주사파가 된 최초의 인물이었다. 이후 대학 운동권은 NL노선으로 급속히 재편됐다. 1992년 국내 최대 지하당인 민혁당을 창당해 활동하다가 북한의 현실을 직접 목격하고 5년 만에 스스로 당을 해체했다.  


새 책 ‘김영환, 시대정신을 말하다(시대정신 刊)’는 김 연구위원이 사상적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작성한 글과 북한민주화 운동의 필요성을 설파한 각종 기고문, 한국사회와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글들을 한데 엮었다. 


책은 김 연구위원이 민혁당을 해체한 직후 민혁당의 목적과 한계, 새로운 운동 방향으로서의 북한민주화 운동을 제안한 배경을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사상전향 당시 그의 고뇌도 엿볼 수 있다.  


“나의 전향은 연착륙된 측면도 있지만 완전히 성공한 연착륙은 아니다. 아직도 운동권 전체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방향을 바꾸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 주사파 리더의 위치를 활용해 활발한 공개적 논의를 했다면 대부분의 주사파를 사상 전환 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 민주화 이외에도 경제성장의 근본원인 분석, 역대 정권에 대한 평가, 영어공용화 제안, 민족주의와 평균주의를 넘어선 사회발전 방향 제시 등 뛰어난 이론가로서의 그의 면모도 확인해볼 수 있다. 


그는 북한의 체제변화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국의 긍정적인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부 우파 진영의 과도한 중국경계론에 우려를 제기하는 주장이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투자하고 기술지원하고 인력교류를 하고 시장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는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기보다는 북한의 중장기적 번영에 기여한다는 긍정적 측면을 우선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다. 북한체제가 붕괴되었을 때에도 북한의 혼란 방지나 재건을 위해 중국이 최대한 기여하도록 이끄는 것이 좋다.” 


‘김영환, 시대정신을 말하다’는 남한 사회운동의 주류로 자리 잡은 NL이론의 설계자가 북한민주화운동가로 전향해 가는 과정에서 겪은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다. 한국 민주주의 발전 과정과 북한 민주화, 현 시대에 필요한 이념문제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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