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석방대책위 보수·진보 회동 주목한다

중국 국가안전부(정보기관)의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와 한국인 3인에 대한 장기 구금 및 비밀 수사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결성된 ‘김영환 석방 대책위’에 참여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그를 평소에 아끼는 보수 인사뿐만 아니라 중도, 진보 인사가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22일 석방대책위가 마련한 기자회견장에는 보수 및 진보 원로 인사도 함께해 북한 인권운동의 지평이 합리적 진보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특히 박상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강근환 전 서울신학대 총장,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구해우 미래재단 상임이사의 명단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교계와 NGO, 노동, 인권 영역에서 진보의 목소리를 가지면서도 국가적 현안에 대해서는 보수 진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온 인사들이다. 


이날 회견에 참여한 박상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은 “김영환 씨는 북한인권운동을 하다 구금됐는데, 더 이상 북한인권 문제가 선구자 몇 사람이 주도하는 사안이 아니라고 느꼈다”면서 “이러한 대책위의 모임이 김영환 씨 구출에 그치지 말고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세계적인 연대로 나갈 수 있는 계기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민주화와 인권개선을 위해 보수와 진보의 대연합을 최초로 주장한 사람은 바로 중국에 구금돼 있는 김영환 씨이다. 그는 99년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민주화와 인권개선을 위한 좌우대합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후일 언론 인터뷰에서 ‘(본인의 활동 진영이) 당시에는 왼쪽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좌우대단결을 내걸었지만, 북한민주화운동은 좌파는 외면하고 보수우파 중심으로 진행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이제 10여 년이 지나 그의 석방을 위해 보수와 진보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에 아이러니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긴 안목에서 보면 필연적 과정임이 분명하다.  


진보의 본래 특성은 정의와 연대이다. 박 이사장이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세계적인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은 국내 진보진영이 북한인권을 자신의 몫으로 받아 안고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할 때가 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억압이 존재하는 곳에 연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진보의 숙명이다. 이번 김영환 석방대책위는 북한인권 개선 관련 진보와 보수의 첫 합동테이블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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