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강원도 평창에서 열전 17일간 진행됐던 동계올림픽이 지난 2월 25일에 막을 내렸습니다. 평창올림픽의 개막식과 폐회식에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이 커졌지만 북한 대표단은 우리의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태도만 보여줬습니다. 특히 폐막식에 참석했던 북한 고위급 대표단 단장 김영철은 비핵화에 대한 진솔한 의지도 밝히지 않은 채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점만 언급하면서 ‘시간벌기용’의 가식적인 태도만 보였습니다. 이에 미국 정부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을 계속 수행해 나갈 방침이라는 점을 천명했습니다.
사실 김영철을 이번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내려 보낸 김정은의 의도 자체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김영철이란 인물은 2010년 3월 대한민국의 해군 함정 천안함을 폭침시켜 꽃다운 나이의 장병 46명을 수장시킨 장본인입니다. 김영철은 서울에 내려와서도 천안함 사건에 대한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사과나 유감 표시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국민들의 정서가 그를 용서하지 못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김영철을 내려 보낸 것은 김정은의 객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국민들 사이에 남남갈등을 일으키고, 미국에 대해선 한국 정부가 자신의 말을 거절할 수 없음을 보여주면서 미국이 아무리 거센 제재와 압박을 가하더라도 한국이라는 보호막이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고 미국의 제재대상에 오른 김영철을 방한시킨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에 미국 정부는 김영철이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는 점을 공식 천명했습니다. 지난 2월 26일 김영철이 아직 한국에 머물고 있을 때 평창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백악관 선임고문 이방카 트럼프는 “최대 압박이라는 미국의 입장, 그리고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의 공동 입장을 확인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점만 밝히는 것으론 부족하고 핵을 포기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날 때까지는 북한 당국을 믿지 못하므로 대북제재와 압박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이에 앞서 미 재무부는 지난 2월 23일 북한과 관련된 무역회사 27곳, 선박회사 28척, 개인 1명 등 총 56개 단체와 개인을 대상으로 한 사상 최대의 제재를 발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효과가 없으면 매우 거칠고 불행한 2단계로 가야할 것”이라며 사실상 군사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고했습니다. 지난 2월 말에는 하와이에서 북한을 겨냥한 비밀 전시작전 계획을 점검했을 정도로 미국의 대북 인내가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런 강경한 대북 압박은 북한 당국의 비핵화 의지가 여전히 의심스럽기 때문입니다. 핵을 포기하겠다는 일말의 신호도 없이 한국을 방패삼아 국제사회의 제재효과를 분산시키려 하거나, 혹은 미국을 상대로 예전과 같은 시간벌기용 대화 용의를 밝히는 가식적인 꼼수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노동신문의 발행부수를 예년의 3분의 1로 격감시킬 정도로 경제적 곤궁에 직면해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현재 추세로 지속된다면 올해 10월에는 북한의 달러가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바 있습니다.
북한의 대화 꼼수는 미국에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꺼져가는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비핵화의 정도를 밟아야 할 것입니다. 미국 정부와 시간벌기용 대화를 시작하려는 시도는 통하지도 않을뿐더러 대북 제재와 최대의 압박만 가중하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