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총리는 자리만 차지하고 앉았나”

▲ 17일 중국 단둥-신의주 철교를 통해 북한으로 향하는 고급 승용차. ⓒ데일리nk

북한 식량난이 가중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민심에도 심상치 않은 기운들이 감지되고 있다. 신의주 같은 대도시에서도 강냉이 국수 1kg으로 4인 가족이 두 끼를 견디는 상황에 이르고 공장이나 농장 작업반에 결근자가 속출하자 당국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달 15일 중국에 나온 북한 주민 A씨는 “사람들이 배가 고프니까 악에 받친 소리들을 내놓고 있다”면서 “총리가 된 김영일이 주민은 굶기면서 장마당만 통제하니 살 수가 없다. 주민들 못 먹여 살리면 그 자리에서 나와야지 자리만 차지하고 있으면 뭐하냐고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는 사람들끼리 모이면 당, 군, 보안서나 보위부 간부들 욕이 입에 붙어 다닐 정도라고 했다. 현재 신의주에서는 식량 가격이 1kg에 2800원까지 올라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간부들이 찾는 외화 상점과 식당은 항상 만원이라고 한다.

그는 “8일날 신의주 세관 검열소장 박시원이가 낚시를 하다 고압선에 감전돼서 죽었다. 사람들이 ‘배때지가 부르고 얼마나 할 일이 없으니까 낚시하러 다니다가 죽는다. 배고픈 놈은 굶어 죽고 간부놈은 놀러 다니다 죽어 나가니 조선에 남아날 사람 있냐’고 비아냥댄다”고 전했다.

이어 “박시원이란 작자는 집에 달러를 트렁크로 쌓아놓고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미난 세상을 살다 갔으니 원도 없겠다고 말들을 한다”고 전했다.

북한에 거주하며 북중 무역을 하는 화교 B씨는 4월부터 진행된 신의주 검열로 장사 물건 이 한 달이 넘게 북한에 못 들어가자 “세상이 거꾸로다. 양식이 없어서 굶는 마당에 장사도 못하게 하는 이놈의 국가가 정상인가?”고 말했다.

이어 “단둥 세관에 북한으로 못 들어간 짐들이 쌓여있는데도 수출하러 나온 국가 화물차가 텅텅 비어서 들어간다. 거기다 실어가는 것이 고작 사과, 배, 토마토, 바나나 몇 상자하고 여자들 고급 화장품이다. 그걸 주민들이 먹는가? 간부들 배 채울 생각만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격앙된 어조로 “장사 화물도 못 들어가는데 압록강 다리(단둥-신의주 철교)로는 중국에 놀러 나온 간부들의 고급차가 씽씽 다닌다. 간부들이 놀러 다니면서 주민들 괴롭힐 궁리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단둥에 나온 북한 무역관계자 C씨도 우회적으로 이런 상황을 인정했다. 그는 북한 당국이 최근 식량난 와중에도 밀가루 수입을 부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상업성에 새로 부임한 대사 출신 국장급 간부가 장마당 통제 실적을 올리기 위해 김정일에게 제의서를 올려 비준을 받았다고 한다. 당장 국제 구호단체가 지어준 과자 공장 운영이 어렵게 되고 밀가루 화물을 운송하며 개인당 1포대 정도를 챙겼던 철도 노동자들에게서도 불만이 터져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장군님에게 잘 보일려고 충성경쟁을 하다가 엉뚱하게 주민들이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며 일부 간부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북한 주민 A씨의 말이 현재 북한 주민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으로 들린다. 그는 “말로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살자’고 외치면서 실제로는 ‘내 뱃속을 위해 주민을 밟자’는 것이 간부들의 신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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