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회견중 메모 보며 질문에 대답”

▲ 29일 기자회견 중인 김영남 씨

산케이 신문은 납북사실을 부인하고, 메구미의 자살을 확인한 김영남 씨의 29일 기자회견은 “북한의 잘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영남 씨의 기자회견은 일본정부에는 ‘메구미는 죽었다’, 한국정부에는 ‘납치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북한의 각본에 ‘모범답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30일 보도했다.

그러나 김 씨의 주장은 원래 밝혀진 진실까지 묻어버리기 위해 거짓을 덧붙이면서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북한 측은 당초 메구미 씨가 “93년 3월에 자살했다”고 말했고, 김영남(당시 김철준이란 이름 사용)씨도 메구미 씨의 부모에게 “93년 돌연 병으로 은혜(메구미의 북한이름)를 잃었다”고 편지를 보냈다. 그런데 귀국한 납치 피해자 등의 증언으로 94년까지 메구미 씨가 살아있던 것이 확인되면서 북한 당국은 “메구미가 사망한 것은 94년이었다”고 정정했다.

신문은 김 씨가 이 날 기자회견에서 ‘사망한 것은 94년 4월 13일이었다’고 사망 일시까지 정확히 밝혔다며, 그렇다면 메구미의 부모에게 쓴 편지는 무엇이었느냐고 반문했다.

가짜 유골에 대해 김 씨가 “발표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건네줬는데, (일본이) 유골을 여기저기 나눠주며 감정놀음을 벌인 끝에 가짜라는 졸렬하고 유치한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며 일본 정부를 비판한 것에 대해, “이미 DNA 감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뼈로 판명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일”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또 “김 씨가 탄 쪽배가 바다에 흘러들어가 북한이 구조했다는 주장은 일본에서도 친숙한 스토리”라면서 63년 5월 동해안에서 실종된 테라코시 다케시 씨 사례를 들었다.

다케시 씨는 실종된 지 24년만에 ‘동해에서 고기잡이를 하다가 표류돼 북한에 구조되었다’는 내용의 편지를 가족에게 보냈다. 신문은 ‘납북’이 아니라 ‘표류입북’이라면 그동안 가족들과 연락이 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표류입북’은 납북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북한측의 ‘각본’ 중 하나라고 전했다.

또 “김영남 씨가 납치된 후 공작원의 교관을 했다는 것은 한국 당국에 적발된 북한 공작원의 진술로 이미 밝혀진 사실”이라며 “북한의 각본이 얼마나 앞뒤가 맞지 않는지 선명히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김영남 씨가 회견 중 때때로 책상에 둔 메모를 보고 질문에 답했다”면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사전에 철저한 교육을 받고 회견에 임했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