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모자상봉 ‘공로자’ DNA감정

납북 김영남(45)씨와 어머니 최계월(82)씨의 만남이 이뤄지기까지 ’DNA 감정’은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일본 정부는 최씨의 DNA 샘플을 채취한 뒤 4월11일 “김영남 가족의 DNA와 요코다 메구미의 딸 김혜경(은경.19)의 DNA가 일치한다”는 발표를 했고 우리 정부도 지난달 26일 이들의 혈연관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DNA 검사는 사람의 몸에 있는 여러 가지 DNA 가운데 유전의 결과, 유사한 특징을 보여주는 것을 식별, 비교해 혈연관계를 입증하는 방법으로 최근 범죄 수사나 친생자 확인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지난달 대검찰청과 함께 김영남씨 가족의 혈연관계 검증에 참여했던 서울대학교 의대 법의학교실의 이정빈 교수는 29일 “DNA에 남은 특징은 후대로 유전돼 오는 집합체”라며 “김영남씨 가족의 경우 남측 최계월씨와 손녀 은경양의 DNA를 비교해 혈연관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DNA의 유전적 특질은 성염색체(X염색체)에 잘 나타나 있는데 김씨 가족의 경우 할머니 최씨의 유전 양상이 김씨를 건너 손녀인 은경양에게 전달됐고 두 사람이 공유하고 있는 특질이 많이 나타났다.

법의학교실은 성염색체를 비교하는 방법 외에 가족 간 유전적 특징을 타인과 비교해 일치 확률을 검토하는 방법도 병행했다.

고모 영자(48)씨와 은경양의 DNA가 유사한 정도를 일반인과 은경양의 유사성과 비교, 혈연 가능성을 검토하는 통계적 접근이다.

법의학교실은 이 방법을 통해서도 혈연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 교수는 “모근, 혈액 등 살아있는 사람의 DNA 샘플을 감별해 얻은 결론은 신빙성이 매우 높다”면서 발표 한 달 전 DNA 샘플을 얻어 혈연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를 얻었지만 외교적으로 민감한 문제인 만큼 몇 차례 재확인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일본 역시 4월 발표 전 이와 같은 DNA 검사과정을 거쳐 ’일치’ 결론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그러나 2004년 12월에는 남편인 김영남(당시 ’김철준’으로 소개)으로부터 받은 메구미의 유골 검증 결과, “메구미 유골은 가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일본의 발표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DNA 검사의 신빙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이 교수는 “일본에서 (DNA 검사를) 했던 것 중 문제가 되는 부분은 메구미의 타고난 뒤 뼛가루를 샘플로 삼았다는 점”이라며 “DNA가 열에 강하다 해도 화장(火葬)열은 굉장히 높아 파괴 가능성이 크고, 실제 화장 후 뼈로 검사해보니 (DNA 비교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결국 한·일 양국의 검사로 최계월-김영남-은경양 3대의 혈연관계는 확인됐지만 메구미-은경 모녀 관계는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 교수는 “일본에 있는 메구미 부모로부터 성염색체 유전인자를 뽑아 은경양의 DNA와 비교해보면 관계를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메구미의 어머니와 은경양의 미토콘드리아를 검사하면 틀림없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토콘드리아 염기서열은 어머니에서 자식으로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메구미가 없더라도 할머니와 손녀의 염기서열을 확인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이어 “일본이 미토콘드리아 검사 방법을 모를 리 없다”며 내부적으로 확인을 거쳤지만 그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영남 가족의 만남을 통해 다시 주목을 받은 DNA 검증 절차는 향후 납북자를 포함한 이산가족의 상봉을 위해, 사망 및 실종 등으로 ’끊어진 고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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