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남한 반통일 세력과 투쟁하라”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7회 생일(2.16) `경축 보고’에서 6.15공동선언과 10.4남북정상선언에 대한 언급은 생략한 채 “남조선의 반통일 호전세력에게 무서운 철추를 내리기 위한 투쟁”을 벌일 것을 선동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평양에서 열린 ‘2.16경축 중앙보고대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보고자로 나서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여 북남관계를 파국에 처하게 하고 민족의 머리 위에 핵전쟁의 재난을 몰아오고 있는 남조선의 반통일 호전세력”이라고 남한 정부를 맹비난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의 선전매체가 아닌 북한의 명목상 국가원수인 김영남 상임위원장 같은 최고위층이 남한 정부를 이렇게 대놓고 비난하며 ‘투쟁’을 선동하는 공개연설을 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김영남 위원장은 그러나 미국에 대해선 종래와 달리 아무런 비난도 하지 않은 채 “우리는 앞으로도 자주, 평화, 친선의 이념밑에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나라들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만 밝혔다.

지난해 보고는 남북관계에서 남한 정부에 대한 비난없이 “6.15공동선언이 밝혀준 길을 따라 ‘우리민족끼리’의 기치높이 10.4선언을 이행하며”라고 두 선언의 이행의지만 강조했었다.

미국에 대해 지난해 보고는 “힘으로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려고 집요하게 책동하면서 회유와 압력의 양면술책에 매달리고 있는 미국의 이중적 태도”를 비난하며 “사소한 적대적 행동에 대해서도 절대로 묵과하지 않고 보다 강경한 대응책”을 쓸 것이라고 위협해 올해 보고는 지난해와 대조적이다.

북한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래 김정일 위원장 생일을 축하하는 중앙보고대회에서 보고자는 최태복, 양형섭, 김영남 등으로 달라져도 늘 6.15공동선언이나 10.4선언의 이행을 강조하면서 남한 정부에 대해선 적대적 표현을 하지 않아왔으며, 반대로 미국에 대해선 비난과 경계심을 나타내왔다.

이날 ‘경축보고’가 6.15, 10.4선언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은 것과 관련, 최근 북한 언론매체들에서 남한 정부에 대해 두 선언의 이행을 촉구하는 논평은 물론 두 선언에 대한 언급 자체가 급감했다.

최근 북한 매체들은 남한 정부가 올해는 두 선언에 대한 거론조차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거나 해외 단체들의 이행촉구 행사 등을 보도하는 경우 등에만 두 선언을 언급하고 있어, 대남 “전면적 대결태세” 천명에 따른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는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이날 보고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업적으로 “숭고한 혁명적 도덕의리로 수령 영생 위업을 훌륭히 실현”하고 “국방위원회를 중추로 하는 우리 식의 국가영도체계를 확립”한 점도 들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지난해 12월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현지지도에 대해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의 봉화”를 지펴준 것으로 “당과 혁명 발전의 역사적인 전환기를 안아온 특기할 사변”이라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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