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다”

17세 어린 나이에 사라졌던 김영남씨가 40대 중년 아저씨가 돼서 나타났다.

금강산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통해 남측 어머니 최계월(82)씨와 누나 영자(48)씨를 28년만에 극적으로 상봉한 김씨는 이제 중년의 모습이 완연했다.

약간 벗겨진 머리에 두툼한 턱선, 감색 정장차림의 모습을 드러낸 김씨에게는 어린 시절의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김씨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

그는 지난 2004년 11월 방북한 일본 대표단에 일본인 전처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이라며 화장하고 남은 유물을 전달하기도 했지만 언론에 모습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김씨는 이날 자신의 납북 경위, 일본인 전처 요코다 메구미 관련 얘기를 비롯한 민감한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씨를 만난 어머니 최씨와 누나도 가급적 그런 얘기를 피했다.

또 김씨는 자신이 북에서 살아온 28년간의 행적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나름대로 편안하게 잘 살고 있다. 사는데 어려움이 없다”면서 “큰 평수에서 잘 살고 있다”고 남측 가족들에게 전했다.

그동안 김씨는 1978년 8월 납북된 뒤 북한에서 ’김영수’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김정일정치군사대를 졸업한 뒤 대남공작기관인 북한 노동당 대외정보조사부에서 근무중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누나 영자씨는 “동생이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언론에 공개된 김씨의 모습에 큰 궁핍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지난 1997년 재혼한 것으로 알려진 부인 박춘화(31)씨와 요코다 메구미씨와 사이에서 낳은 딸 은경(19)양, 재혼한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철봉(7)군 등의 얼굴도 밝았다.

김씨는 첫날 상봉에서 어린 시절 사소한 이야기들까지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고 한다. 못다한 효도를 다하기 위해서인지 “우리 엄마 잘 모셔야 한다. 아니면 안돼”라고 효도 얘기도 몇 번을 거듭했다.

누나 영자씨는 단체상봉 뒤 “(동생) 표정도 밝은 것 같았고 생각했던 것보다 편안하게 얘기를 해줬다”며 “28년 전 상황과 관련해서는 얘기를 안 했다. 아기 때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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