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씨 만남…北 뭘 노리나

1978년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김영남(45)씨가 28일 어머니 최계월(82)씨와 누나 영자(48)씨를 상봉함에 따라 이번 만남을 결정한 북측의 의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이번 상봉에서 북한은 김영남씨의 입을 통해 요코다 메구미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나름대로 해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메구미씨가 김씨의 처였던 만큼 김영남씨가 그동안의 생활에 대해 가장 잘 알 것이기 때문에 상봉과정에서 북한에서 함께 보냈던 시간들에 대해 증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일본에서 제기됐던 메구미 유골 가짜설 등에 대해 반박하면서 “북한은 납치문제에 대해 최대한의 성의를 보였으나 일본이 말도 안되는 주장을 계속 내놓고 있다”는 식의 논리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영남씨가 29일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풀이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김씨가 어떠한 언급을 내놓을지 확실치는 않지만 메구미씨와 관련된 논란과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에 대해 마침표를 찍겠다는 의도가 숨겨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김영남씨의 입을 빌려 일본에 대해 역공을 펼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북한 당국은 일본과 수교협상에서 “일본이 가짜라고 단정한 이상 유골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고 반환되어야 한다”며 “우리는 평양에 있는 유가족들에게 유골을 돌려주어야 한다”고 밝힌 만큼 이 같은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북한은 이번 김영남씨의 상봉을 계기로 인권문제에 대한 접근법에 대해 가이드 라인을 분명히 하는 효과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2002년 및 2004년 두 차례 방북을 통해 납치문제에 대한 북측의 양보를 이끌어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해명은 거짓’이라는 규정 속에 대북압박의 수위를 높여만 갔다.

반면 남한은 각종 대화채널과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통해 납북자의 상봉을 성사시킴으로써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고 있을 뿐 아니라 평양에서 열린 제16차 장관급회담에서는 ’전쟁시기와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내 납북자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이번 김영남씨의 상봉으로 납치문제의 해결에 어떠한 접근법이 유효한 것인지를 보여주겠다는 것이 북측의 숨겨진 의도로 분석된다.

압박은 반발만을 낳을 뿐이며 남한 정부가 보여준 점진적이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만이 실효성있는 해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북한은 김씨의 상봉을 통해 남북관계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끌어가겠다는 생각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포동 2호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남쪽에서 미사일 시험발사와 비료·쌀 등 인도적 대북지원을 연계하겠다는 뜻을 밝혀놓은 상황에서 남북관계 분위기를 좋은 쪽으로 끌어감으로써 지원을 받겠다는 의도도 담겼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지난 장관급회담에서 남측의 김영남씨 문제 제기에 대해 상당히 신중하게 청취하는 모습을 보였고 조사중이라는 답변도 내놓았다”며 “6.15 행사때 남쪽에서 김영남씨의 딸 은경씨의 행사참여를 요청했고 북측도 연구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은 뒤 이번 행사에 은경씨를 참가시켰다”고 말했다.

북측이 나름대로 이번 상봉행사에서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남쪽에 호응해 나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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