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입김으로 단둥 北영사 음주사고 유야무야”

중국 단둥(丹東) 주재 북한 외교관인 렴철준 영사가 음주운전으로 중국인 3명을 숨지게 하고도 버젓이 정상 근무를 하고 있는 데에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중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대북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렴철준 영사가 음주사고로 중국 인민 3명을 죽음으로 몰아갔음에도 배짱 좋게 정상 근무를 하고 있는 것은 군 총정치국 선전부국장(렴철성)으로 일하고 있는 친형의 힘이 작용했다”면서 “여기에 당 중앙에 어마어마한 ‘빽’이 있다는 소문과, ‘그 실체는 다름 아닌 김여정’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백두혈통을 선전·보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렴철성과 김여정은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에서 거액의 배상금 문제가 중국에서 떠오르자 김여정이 나서서 김정은을 움직였고 ‘최고 존엄’의 이름으로 사건을 크게 만들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렴철준 영사의 친형 렴철성은 2014년부터 핵심인물로 부상했다. 렴철성은 군 중장(우리 군의 소장에 해당)으로 군 선전선동의 수장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군에서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당에서 김정은 우상화를 주도하고 있는 김여정의 특별한 신임을 받는 인물로 부상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염철준 영사를 처벌할 경우 군에서 김정은 우상화를 책임지고 있는 친형 염철성도 철직되어야 한다”면서 “체제 유지·강화에 급급한 김정은이 자신의 보위 세력을 직접 챙기면서 충성분자를 다독이려는 목적에 따라 이번 사건을 무마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무역대표들과 주재원들은 이번 사건을 놓고 ‘백두혈통과 관계없는 사람이 사고를 쳤다면 강제귀국뿐 아니라 엄중한 책벌을 받고 정치적으로 매장됐을 것’ ‘백두혈통 인맥 덕에 살아남은, 렴치(염치)가 없어 뻔뻔해진 렴철준 사건’이라는 뒷소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사건이 유야무야 넘어간 것에 대해서 단둥 현지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은 “외국인을 사망하게 한 사건은 국가 간 외교문제이며 나라망신일 뿐 아니라 심지어 수령의 명예를 훼손시킨 사건으로 취급돼 렴철준은 강력 처벌도 당할 수 있었다”면서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제재조치도 없이 정상근무한 데 이어 거액의 돈을 지불해준 모습에 (북한 관계자들은) 분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단동시에 널리 퍼진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대놓고 덮어주는 김여정을 두고 ‘자기 것만 챙기고 공적인 체계에서 이탈하려는 간부’라는 말들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렴철준은 지난달 중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자축파티에 참석한 후 만취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내 중국인 3명을 숨지게 했다. 이후 북한 당국은 음주사고로 사망한 중국 측 피해자들에게 1인당 50만 위안, 총 150만 위안(약 2억 80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