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건 ‘김정은 訪中’ 협의차 북경 방문…中 거절”

올 초부터 3개월여간 지속된 한반도 긴장이 다소 완화됐던 지난 4월 말경 김양건 북한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김정은 방중(訪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으나 중국 정부가 시기적 부적절성을 들어 관련 논의 자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김정은이 악화된 북중 관계 회복을 위해 김 통전부장을 파견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은 8일 오후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4월 말 김양건 부장이 김정은 방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비공개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 고위 소식통은 “김 부장을 접견한 중국 외교부 관리는 부부장이나 부장도 아닌 국장급이었다”며 “북한 지도부는 이번 사안을 외교적인 괄시로 간주하고 중국과의 고위급 교류를 지금까지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한 “중국 외교부는 당시 김 부장에게 ‘최고지도부의 방중 문제를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김 부장은 이러한 처사에 실망을 표시하며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왕자루이 부장을 비롯한 고위층과도 만나지 않고 즉시 귀국했다”고 밝혔다. 


내부 소식통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중국이 김 부장의 ‘김정은 방중 문제’ 논의를 거부한 것도 북한을 난처하게 만드는 사안이지만 장관급인 김 부장을 문전박대한 것은 북중 동맹외교의 변화까지 감지되는 부분이다.  


김양건 방중 여부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사실관계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만 답했다. 그러나 중국이 최근 보여온 대북제재 관철과 고위급 방북 무산 등을 볼 때 김 부장 홀대 증언은 신빙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중국이 북한에 고위급 특사를 파견할 것이라는 전망이 외교가에 파다했지만,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지난 2일 방중(訪中)한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 중국 정부 차원의 특별한 대북 특사 파견 계획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근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 외교 전문가는 “중국 고위 관리들에 따르면 방북계획이 없던 것이 아니라 북한이 거절한 것을 중국이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중 양국 외교가에 파열음이 감지되는 부분이다.


중국의 최대 외환 거래 은행인 중국은행은 7일 북한 조선무역은행의 중국은행 내 계좌를 폐쇄하고 금융거래를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안보리 결의와 관련해서라면 중국은 계속 엄격히 집행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이 최근 긴장을 완화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도 중국의 강력한 압력에 따른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사실관계 확인이 된다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가지고 와야 하는데 김양건 정도가 그런 것을 들고 오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중국이 아직까지는 북측의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고육책을 쓰고 있어 일종의 변화로 볼 수 있지만, (대북정책) 목표가 북한이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끝낼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변화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은행이 조선무역은행의 계좌를 폐쇄한 것과 관련, “중국이 북한에 ‘맘대로 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북한이 행동하고 있으니 (중국이) 고삐를 조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어 “그렇다고 북한을 놓거나, 말을 갈아타는 등의 근본적인 대북정책 전환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면서 “(북한이) 핵개발, 미사일 발사에 유화적으로 나오고 6자회담 등 대화채널에 복귀하게 되면 북한에 대한 제재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압박과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국제사회에 규범을 준수하고 있으며, 미중 간 긴밀한 협조체제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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