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 “북핵검증서 ‘모호함’ 이제 안통해”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민감한 이슈를 헤쳐 나가기 위해 과거에는 모호함이 통했을지 모르지만 이제 더 이상 도움 되지 않는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18일 서울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대단 등이 주최한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세미나에서 연설을 통해 “평양은 이번 6자 수석대표 회담에서도 모호한 형태로 또 다른 양보를 얻으려 했는지도 모른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본부장은 “검증은 정확하고 명확한 방법들로 구성돼 있어 본질적으로 모호함으로 풀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2일 끝난 6자수석대표회담에서 추진된 북핵 검증의정서 타결이 북한의 시료채취 반대로 결렬된 것과 관련, 과거 미국과 북한이 6자회담에서 주요 쟁점을 두고 교착상태에 빠질 때마다 중재를 자처했던 우리 정부의 입장 변화를 설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미국의 정권교체기와 맞물린 이번 검증합의 실패로 6자회담의 유용성에 대한 의구심이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이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걷어내고 6자회담의 동력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