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北인권-민주주의’ 어록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16일 오후 명동성당에서 김 추기경 시신이 유리관에 안치된 가운데 장례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

16일 선종(善終)한 김수환 추기경은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간의 존엄 실현과 인권 존중을 위해 평생을 바쳐왔다.

1980년대 민주화 시기에는 국민의 열망을 대변해 인권과 민주화의 등불을 밝혀왔다. 1990년대 이후에는 전 세계에 그 참혹한 실상이 드러난 북한의 인권개선과 체제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용기있는 목소리를 냈다.

특히 한국 사회 내에 ‘친북좌파’ 경향이 강해지는 현상을 우려했고, 북한 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햇볕정책’의 한계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지적했다. 이 때문에 천주교 내의 일부 세력과 과거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로부터 공격과 매도를 당하기도 했지만, 남북한 주민 모두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그의 소신은 꺽이지 않았다.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과 종교 자유를 외쳐왔던 김 추기경의 목소리를 모아봤다.

‘햇볕정책’이 득세하던 지난 10여년 동안에도 북한 주민의 자유와 행복이 대북정책의 일차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잃지 않았던 김 추기경의 뜻을 헤어려보면 좋겠다.

▲“이산가족이 서로 만나게 되고 남북교류도 있고, 점진적으로 남북이 평화롭게 통일을 향해서 노력했으면 하는 것이 소망입니다.” (1989년 7월 1일 서경원 의원 방북 당시 기자회견)

▲“그럼 사는 길은 제가 볼 때는 자기를 여는 겁니다. 그것만이 북한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그들이 그렇게 되도록 도와야 되고요. 그래서 북한이 정말 필요한 건 지금 미국이라든지 일본하고 수교를 하는 거라고 봅니다.” (1994년 평화방송 신년대담에서 북한 핵문제 청산과 개방, 북한과 미국·일본의 국교정상화를 이야기하며)

▲“평양교구의 교구장 서리로 있기 때문에 정말 목자로서 가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고 또 의무입니다. 그걸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히 안타깝습니다.” (1998년 평화방송 신년대담 중 방북에 대한 열망을 나타내며)

▲“망명 실패를 마음으로부터 안타깝게 생각하며 기도한다. 우리 정부는 탈북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와 긴밀하게 대화해야 한다. (북한인권문제는)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어 보인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6.15 합의도 별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 남북 정부는 체제 못지 않게 사람도 존중해야 한다. 한 사람이라도 소외감을 가져서는 안 된다.” (2002년 5월 장길수 군 친척 망명실패에 대한 라디오 인터뷰)

▲“북한의 자세와 체제에 아무런 변화가 없고, 오히려 북한이 민족공조를 앞세워 남한에 친북과 반북 등 ‘남-남 분열’을 유발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히 지적돼야 한다. 햇볕정책으로 남북한 사이에 진정한 의미의 화해와 협력이 이뤄졌는지 심각하게 성찰해 보아야 한다.” (2003년 8월 인터넷 매체 ‘업코리아’ 창간 인터뷰)

▲“남한의 계속된 노력에도 불구, 북한이 핵개발 위협을 계속하는 등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대북지원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인권과 자유의 신장 등 가시적인 변화로 신뢰가 구축돼야 한다.” (2003년 8월 문화일보 인터뷰)

▲“사회 일각에서 반미감정을 부추겨 젊은층 흐름이 너무 반미나 친북으로 가는 것 같아 우려된다.젊은이들이 사회주의에 대한 이해 폭을 넓혀가면서 정작 우리가 사는 이 땅은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민족주의로 민족공조만 강조되고 있어 걱정스럽다. 우리당이 남북문제를 풀면서 북한의 인권문제도 해결한다면 우리당을 찍겠다. 지금 그것을 보장할 수 있나.” (2004년 1월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대학 교수라는 지성인이 어떻게 자유가 없는 김정일의 독재체제하에 있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수많은 사람이 굶주리고 죽음을 당하는 북한의 인권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던 정권 담당자들이 강 교수의 인권만 앞장서 보호하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지극히 혼란스럽다.” (2005년 10월 동아일보와의 회견에서 동국대 강정구 교수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인권유린을 하는 국가는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북한은 기본적인 인권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종교의 자유가 없고 인권이 유린되고 탄압이 계속되고 있는 북한이 하루 속히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라도 북한을 인간의 기본 권리와 존엄성이 보장되는 체제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움직임에 지속적인 관심과 필요한 협조를 다 함으로써 한반도에 자유민주체제가 이룩되도록 해야 한다.” (2005년 12월 북한인권국제대회 축하 메시지)

▲“북한에 대해서는 제가 늘 기도해 왔듯이 정말로 인간의 기본 권리인 종교의 자유가 허용되는 나라가 되기를 빕니다. 북한 주민들도 자유롭게 하느님을 믿고 살며, 인간 존중과 사랑 속에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08년 2월 18일 동아일보 인터뷰)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