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행 “美 전쟁한다면 ‘한반도전쟁’ 가능성”

국내 대표적인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꼽히는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미국이 현재의 (경제)공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쟁을 개시한다면 남북긴장 완화시기보다 현재의 남북대결 상황에서 (한반도) 전쟁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교수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정책포럼 발표자료집에서 “남북대결이 위험하다는 이유는 다른 곳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운을 뗀 뒤 “만약 미국 정부가 현재의 공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쟁을 개시할 수도 있다면 현재와 같은 남북대결이 한반도에 전쟁을 불러올 가능성은 남북 긴장완화의 시기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의 이번 주장은 북측의 전면대결 선포 이후 군사적 위기가 조성된 한반도 정세가 미국이 경제위기 돌파를 위해 한반도에서 전쟁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높아진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포럼은 ‘중도개혁’을 표방하는 민주당이 한국의 대표적 마르크스주의자인 김 교수를 초청해 세계 경제위기와 한국 경제의 회생 방향을 듣기 위해 개최된 자리였다. 제1야당 정책포럼에서 동맹국인 미국이 현재의 남북대결을 이용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은 미국뿐 아니라 주변국에 상당한 우려를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교수는 “이 대통령은 미국 정부에게 잘 보이는 것이 한국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낡아빠진 사대주의적 태도를 버리고 주권국가로서 당당하게 처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편을 들기 위해 지난 10년간의 남북긴장 완화를 버리고 북한과 대결하기를 선택한 모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대결’을 위해서는 남북 교류나 금강산 관광을 금지하고, 개성공단도 금지해야 할 것”이라며 “더욱이 미국제 값비싼 군사설비와 무기를 구매해야 하는데, 남북한 사이의 무기 증강 경쟁은 남북한 모두를 피폐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평화로부터 대결로 전환시키면서 거대한 규모의 미국제 군사설비와 무기를 구매하라고 강요할 수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의 ‘우방’으로서 미국의 요구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남북이 영구적으로 평화를 유지하기로 합의해야 한다”며 “이로써 남북은 무기 개발과 무기 구입에 드는 돈을 복지국가 건설에 사용할 수 있고, 한창 나이의 청년들을 군대에 묶어두지 않고 자기의 능력을 개발하는 분야에서 공부하고 일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교수는 “한국경제는 부동산 투기와 과잉 가계부채로 위기의 징조를 내포하고 있었고, 미국경제의 공황으로 위기에 빠지고 있었는데도 정부는 터무니없는 ‘747’을 노래하다 작년 9월부터 사실상 공황에 빠진 것”이라고 현 경제위기를 진단했다.

지난 2007년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정년 퇴직한 김 교수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국내 최초로 번역·출간했으며, 최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은 오세철(연세대 명예교수) 사회주의노동자연합(사노련) 운영위원장과 함께 ‘사회과학대학원’ 설립을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