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北인권법 제일 괴로워…직권상정 고민”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1년 넘게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에 대해 “직권상정이라도 해서 처리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4월 임시국회 일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는데 제일 괴로운 게 북한인권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18일 북한인권법 국회 처리를 촉구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대학생들과의 면담 내용도 소개했다. 자유북한청년포럼과 북한인권동아리(준) 회원들은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서명을 모아 김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 


당시 대학생들은 “동일본 대지진에 국민 모두가 아픔을 나타냈는데 정작 우리 동포가 굶어 죽는 걸 모른 척해서야 되겠는가”라고 말했고,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청년들을 여기까지 찾아오게 만들어 부끄럽다. 내 임기가 5월 3일까진데 그 전에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하지만 직권상정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아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4월 국회에서 북한인권법을 처리하려면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해야하고 본회의에서 또 몸싸움이 연출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이를 감내하고서라도 통과시켜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가 4월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5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연이어 (논의)해 꼭 처리하겠다. 그런 과정에서 이 문제(북한인권법)도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는 4월 국회 내 ‘북한인권법’과 ‘한-EU FTA’를 반드시 처리 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지만 수도권 일부 의원들이 정치적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내부 합의가 순탄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인권법’과 ‘한-EU FTA’ 통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민주당과의 협상에서 마땅히 내놓을 카드가 없다는 점도 한나라당 지도부의 고민이라고 한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임기가 5월 중순까지이기 때문에 북한인권법 처리가 6월 국회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국회에서 만나 ‘한-EU FTA’와 ‘북한인권법’의 4월 처리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