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목사 납치조, 北여성특무 탈북자로 위장잠입

▲2000년 북한에 의해 납치된 김동식 목사

김동식 목사 납치 사건에 가담한 조선족 김학주(39)의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 재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는 전 北보위부 공작조 출신 이춘길(2003년 입국, 37)씨는 “김동식 목사 납치조는 김 목사 납치를 위해 탈북여성으로 위장한 북한 여성을 김목사에게 접근시켜 납치를 돕게 했다”고 밝혔다.

20일 데일리NK와 만난 이 씨는 “공작조는 북한 여성 이순희(가명)를 김동식 목사에 접근시켜 프락치 역할을 하게 했다”면서 “10개월 동안 김동식 목사와 함께 생활하면서 신임을 얻었다”고 말했다.

납치 당일에도 김 목사를 중국으로 유인해 예림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만들고, 정확한 납치 시기와 장소를 제공한 당사자도 이씨로 보인다. 김 목사는 이 씨를 탈북 여성으로 알았기 때문에 납치 당일까지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목사 주변에 북한 여성 특무를 탈북여성으로 위장시켜 침투하게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김 목사의 납치 정보 제공자로 김 목사가 보호하고 있던 탈북자 동모씨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2004년 대규모 탈북자 기획입국을 주도한 혐의로 중국 선양(瀋陽)에서 체포된 탈북자 출신 브로커 홍진희(36)씨도 북한이 보낸 `기생특무조’로 추정되는 2명의 여성의 공작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김동식 목사 납치에 가담한 공작원을 만나 전모를 들을 수 있었다”며 “공작조는 1999년 4월부터 2000년 1월까지 10개월 동안 김동식 목사를 납치하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2000년 1월 이씨의 유인으로 옌지에 온 김목사는 옌지(延吉) 시내에 있는 예림식당 앞에서 납치된다. 공작조는 식당앞에 택시를 미리 준비해 놓고 김목사가 택시에 타자 납치를 감행했다.

택시는 옌지 시내를 빠져 나와 용정 싼허(三合)까지 이동 한 후 미리 대기하고 있던 <吉 H 423-22>라는 번호판을 단 중국제 회색 산타나 승용차에 김목사를 갈아 태워 중국 국경까지 이동시켰다. 싼허에서 두만강을 통해 북한까지 김목사를 이송시킨 공작원이 바로 현재 재판중인 김학주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인 김학주는 류용화 재판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10년 이상의 중형 선고가 예상된다.

이 씨는 그들이 사용했던 공작 언어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철저한 비밀에 부쳐져 의사 소통을 하지만 혹시 모를 도청을 대비해 공작조는 납치한 사람을 밥가마(전기밥솥)라는 비어(秘語)를 사용해 칭한다고 한다.

그리고 납치한 사람에 관한 정보를 밥가마 설명서라고 말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한국 밥가마는 한국인을 납치 했다는 것이고, 한국 밥가마 설명서는 한국인에 대한 정보를 뜻한다.

이 씨는 1997년 9월부터 2000년 12월까지 수십 명의 탈북자와 북한인권운동가들을 잡아 북송하는 역할을 했으나 공작원의 비인간성에 대해 회의를 느끼면서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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