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님, 미얀마 인권과 북한인권이 그토록 다르나요?

▲ 노벨평화상 받는 김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은 16일 미얀마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특별성명을 발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미얀마 사태는 개선돼야한다’는 제목의 특별성명에서 지난해 말부터 아웅산 수지 여사의 가택 연금이 연장되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얀마 사태에 깊은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그는 이번 성명 발표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 위상에 걸맞는 행동이라고 여겼던 모양이다.

김 전 대통령은 미얀마 정부에 대해 ▲ 아웅산 수지 여사와 다른 정치 수감자들의 정치활동 자유 ▲ 유엔 대표와 국제 NGO의 자유로운 출입과 활동 ▲ 인도적 지원금품의 안전한 조달을 위한 조처 등을 요구했다.

들을수록 맞는 말이고, 곱씹을수록 옳은 소리다. 역시나 노벨평화상 수상자다운 면모라 할 수 있겠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8~90년대 야당 시절부터 미얀마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 경력이 있다. 유엔인권위 ‘미얀마 인권결의안’ 상정 시에는 아시아 국가로서는 유일하게 공동 발의국으로 나서기도 했다.

‘인권옹호론자’와 ‘독재옹호론자’의 한 끝 차이

그런데 여기서 ‘미얀마’를 ‘북한’으로 바꾸면 김 전대통령은 순식간에 ‘인권옹호론자’에서 ‘독재옹호론자’로 추락하게 된다.

그는 정부가 북한 인권에 나서면 모든 교류가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협박이 어디있을까? 교류협력과 동시에 인권과 민주주의 원칙을 관철한 서독의 사례를 김 전 대통령은 보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외면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해 12월 노벨평화상 5주년 기념식에서 “지금 많은 북한 사람들이 굶어 죽는 상황에서 우리가 도와주는 게 얼마나 크냐”며 “우리는 북한의 먹고 사는 인권, 병 고치는 인권 등 사회적 인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한 노무현 정부는 ▲ 북한 주민들의 자유로운 정치활동 자유 보장 ▲ 유엔 대표나 NGO의 자유로운 출입과 활동 허용 ▲ 해외에서 보내온 인도적 지원금품의 안전한 조달을 위한 조처 등을 요구하는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불참 또는 기권했다.

자랑스런 지도자로 남고싶다면, 北인권 적극 제기해야

김 전 대통령은 집권 5년 동안 화해ㆍ협력 무드 조성이란 명목하에 북한에 대한 대규모 지원을 단행했다. 정권의 명운을 남북관계에 걸며 대북 불법송금까지 단행했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 끝에 그는 평양에서 김정일 만나고, 그 여세를 몰아 노벨평화상이란 평생의 숙원도 달성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긴장완화라는 치적을 인권문제로 상처받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북한인권 앞에는 세계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북한 주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독재에 신음하고 있다는 말이다.

세계는 북한 인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 이후부터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와는 정반대 방향으로만 가고 있다. 정부와 자칭 진보단체들은 변명만 늘어놓는다.

김 전 대통령은 김정일 정권과의 공조를 위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는 억지논리를 앞세운다. 그리고 그는 꽃피는 봄이 오면 평양으로 가서 다시 김정일을 만날 예정이다. 그에게서 늙은 정치인의 오도된 집착이 묻어난다.

개인적 명예나 합리화를 위해서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에 대해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한 국가의 수장이었던 대통령으로써도, 전 세계 평화의 전도사라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써도 보여서는 안 될 모습이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