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님, 극락왕생하소서”

“김대중 대통령님, 좋은 곳 가셔서 극락왕생하소서.”
산 자와 망자(亡者)를 위한 우리의 독특한 장례의식인 진도 씻김굿이 22일 저녁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 후광리 생가에서 열렸다.

슬픔을 넘어 `살아남은 자’를 위로하는 동시에 생을 등진 사람의 혼을 달래고 극락왕생을 달래는 씻김굿.

조그만 섬에서 태어나 제15대 대통령을 역임하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으며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온몸을 바친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가 태어난 하의도에서 씻김굿을 통해 부활했다.

진도군립민속예술단 주관으로 열린 씻김굿은 무형문화재 고(故) 박병천 선생의 딸인 박미옥(48)씨의 주재로 3시간 넘게 진행됐다.

조상에게 굿의 시작을 알리는 `안당’으로 시작한 씻김굿은 망자의 혼을 부르는 `초가망상’, 하늘님을 부르는 `제석굿’, 망자의 넋을 불러 극락으로 안내하는 `지전춤’에 이어 `넋올리기’와 망자의 육신을 대신한 영돈을 물로 씻는 `씻김굿’이 펼쳐졌다.

이날 씻김굿에서는 중요문화재 81호 강준섭(77) 선생이 해학과 웃음이 넘치는 다시래기굿으로 산 자들의 슬픔을 달랬다.

씻김굿을 보려고 모여든 300여명의 주민과 조문객들은 씻김굿의 마지막 순서인 `길닦음’에 함께 참여해 김 전 대통령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길닦음을 끝으로 굿은 끝났지만, 마을 주민과 조문객들은 함께 어울려 진도아리랑 등을 부르며 춤을 추는 등 흥겨운 축제 마당을 벌였다.

굿을 연출한 진도국립민속예술단 김오현(54) 연출단장은 “씻김굿은 죽은 자와 산 자의 송별의식”이라며 “이승에서의 일은 모두 잊고 좋은 세상으로 가 극락왕생하기 바라는 의미로 행해지는 독특한 장례의식”이라고 설명했다.

굿을 주재한 박미옥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씻김굿을 할 때는 너무 가슴이 아팠는데 김 전 대통령은 연세도 있으셔서 마음이 조금은 다르다”며 “항상 국민을 내려다보시고 나라를 안정시켜 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굿을 했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 이일동(64)씨는 “뭐라 말할 수 없이 슬프다”며 “조금만 더 오래 사셨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진도 씻김굿은 1980년 11월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72호로 지정, 전승 보존되고 있으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에도 진도에서 열린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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