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기회 되면 다시 ‘개성 춤판’ 벌이겠다”

▲ 열린당 전당대회에서 김근태 전 의장이 연설하고 있다. ⓒ연합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정족수 미달 우려를 깨고 성황리에 성사됐다. 열린당은 정세균 의원을 신임 의장에 선출하고 통합신당을 위한 통합수임기구 구성에 합의했다.

이날 전당대회는 전체 대의원 9,387명 가운데 6,617명(72.3%)이 참석해 높은 참석률을 보였다. 신임 김 의장과 함께 김성곤, 김영춘, 원혜영, 윤원호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합의 추대했고, ‘대통합 신당 추진의 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당초 열린당은 의결정족수가 미달해 전당대회가 무산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탈당 의원이 당원협의위원장을 맡았던 지역의 대의원을 재적 인원에서 제외시키는 편법을 동원했다. 이 결과 1만 2천여명에 달했던 원래 대의원 숫자가 9천여명 선까지 줄었다. 따라서 의결정족수도 6천명에서 4천 5백 명 수준으로 재조정됐다.

이러한 편법에도 전당대회가 평일에 열리고 지도부를 선출하지 않고 합의 추대하는 등 흥행요소가 부족해 무산 가능성도 점쳐지기도 했지만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통합신당 첫발…상황은 만만치 않다”

정세균 신임 의장은 수락연설을 통해 “지금 나침반은 대통합신당을 통한 대선 승리를 가리키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에겐 길이 없지만 한 사람이 지나가고 두 사람이 지나가면 길이 만들어진다”며 대통합 신당 건설과 대선 승리를 약속했다.

정 신임의장은 “이 순간 우리는 기득권을 버리고 민주주의와 나라 발전에 개인을 희생했던 희생의 자리로 돌아간다”며 “오직 통합만을 위해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 미래 지향적인 수권세력을 만들어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의 뜨거운 열기만큼 통합신당 건설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참석자들은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당원은 “김한길 전 원내대표 등 집단 탈당파가 5월말 신당창당을 준비하고 있고, 천정배 의원도 민생정치모임을 기반으로 상반기 중에 신당 창당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당이 몇 갈래로 쪼개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근태 “기회 되면 다시 한번 ‘개성 춤판’ 벌이겠다”

▲ 대의원들이 ‘탈당파’를 비난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

한편 이날 전당대회는 전날 합의된 북핵 6자회담 결과를 자축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김근태 전 의장은 인사말에서 “북핵폐기를 위한 6자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면서 “이 자리를 빌어 뉴라이트 세력과 한나라당에 아직도 ‘국지전 불사’가 정책인지, 햇볕정책을 포기해야 하는지 질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10월 개성공단 ‘춤판’ 사건을 언급하며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개성공단을 방문, 다시 한번 ‘춤판’을 벌여야겠다”고 말해 북핵 6자회담에 대한 장미빛 청사진을 쏟아냈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오늘은 남북평화통일의 실마리를 마련한 날”이라면서 “이순신 장군은 배 12척을 가지고 수백 척의 왜놈을 물리치고 나라를 지켰다. 그것에 비하면 좀 더 쉬운 대통합신당을 통해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배기선 의원은 “베이징 6자회담이 타결되었는데 이것은 2∙14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도록 하는 선물”이라는 다소 과장된 어법까지 동원했다.

탈당파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이 탱크로 밀면서 국회에 들어왔듯이 지금은 한나라당이 국민 등을 짓밟으면서 들어오고 있다”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탈당 이유를 묻지 않겠다. 즉각 집으로 복귀해 제 1당을 회복시켜라”고 말했다.

원혜영 최고위원은 “나라가 어려울 때 누가 참된 애국자인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누가 효자 효녀인지 알 수 있다고 했다”면서 “당 덕분에 배지 달고 당이 어려워지니까 당을 떠난 사람은 주인이 아니다”고 말했다.

윤원호 최고위원은 “중도개혁세력의 통합이라는 말만을 남기고 사면초가의 당을 나간 어제의 동지들이 과연 대통합을 할 수 있겠느냐”며 “전당대회에서 대통합신당을 결의하고도 탈당한 그들은 ‘통합신당’의 적임자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이날 대의원대회 행사장 밖에는 일부 대의원들이 ‘탈당파 하늘이 벌하실 거다’ ‘그러다 벼락 맞는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탈당파’를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