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테러지원국-BDA발언’ 부시결단 압박용”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최근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는 이미 미국과 합의했고, 방코델타아시아(BDA)의 금융제재를 전면 해제하지 않으면 초기단계 상응조치도 부분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것과 관련, “힐 차관보와 부시 대통령을 겨냥한 의도적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와 주목된다.

북핵 협상문제에 정통한 워싱턴의 소식통은 12일 연합뉴스에 “김 부상이 북미 관계정상화 회담을 마치고 일본과 중국에 잠깐 들러 한 발언은 부시 행정부 내부의 속사정을 잘 알고 의도적으로 한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특히 “김 부상이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는 미국과 이미 합의했다고 밝힌 것은 사실이라기보다는 그런 분위기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가 더 강한 것 같다”면서 “힐 차관보를 압박해 부시 행정부의 결단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로서 이 문제의 해결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어 김 부상과 지난 1월 베를린 양자회동과 지난 5,6일 뉴욕 실무회담에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BDA 문제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혔을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그러나 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내 보수강경파들의 부정적 여론이 강한데다 무엇보다 이 문제 해결에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는 일본과 북한간 관계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를 약속했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그는 설명했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간담회에서 “북한은 그들이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른 이유와 관련한 질문에 답변해야 하는 등 구체적인 검토사항이 아직 남아 있다”면서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는 상당히 장기간의 프로세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김 부상의 이번 발언은 협상파인 힐 차관보를 압박,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부시 대통령의 결단과 양보를 이끌어내게 하려는 고도의 심리전일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힐 차관보는 북미회담 직후인 7일 미 공영방송인 NPR과 인터뷰에서 “북미 첫 관계정상화회담에서 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는지에 대한 역사적 이유와 무슨 일을 해야 벗어날 수 있는지를 알려줬다”면서 “북한이 몇 가지 조치를 취하고 나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김 부상은 뉴욕 회담후 도쿄와 베이징 공항에서 “북미 양국은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대적성국 교역법에 따른 제재 해제 등의 현안을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하루 빨리 해결하고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고, 미측이 BDA 금융제재를 다 풀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BDA의 북한자금 동결해제 문제와 관련, 이 소식통은 “미국은 합법자금만 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면서 “중국과 마카오 당국이 이런 미국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2천400만달러 중 일부만 선별해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미 행정부가 이미 중국과 마카오당국에게 이 문제를 넘겼다고 밝힌 만큼 마카오 당국 등이 설사 2천400만달러 전부를 풀더라도 북미관계 악화를 우려, 강력히 항의하지는 않을 듯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마카오 당국이 취한 조치인 만큼 미국 행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는 논리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만약 마카오 당국이 전액을 해제하면 유감 정도의 의사 표명이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한편 몰리 밀러와이즈 미 재무부 대변인은 “BDA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노력중이며 아주 가까운 시일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혀, 금명간 BDA 문제에 대한 공식 발표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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