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싱가포르 도착..내일 북미 ‘핵신고 담판’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핵프로그램 신고’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7일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김 부상은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께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과 만났으나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대기하던 북한측 인사들과 함께 공항을 떠났다.

김 부상이 어디로 향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통상 방문국 주재 자국 대사관에 머문다는 점을 감안하면 싱가포르 주재 북한 대사관으로 향했을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7시께(한국시간) 싱가포르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은 이날 저녁에는 만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현지 소식통이 말했다.

북.미 양측은 8일중 싱가포르 주재 양측 대사관이나 제3의 장소에서 회담을 갖고 3개월 이상 지연되고 있는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에 대한 최종 입장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미국 측에서 ‘북한의 결정이 내려진 뒤에야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북한 측이 핵 신고 문제에 대한 최종입장을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 측의 최종입장을 토대로 현안인 우라늄농축과 핵협력 의혹 문제에 대한 양측의 최종 담판이 시도될 것으로 보이며 타결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북.미 양측이 그동안 핵 신고서에 담길 내용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왔으며 막판 쟁점에 대한 조율도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부 표현을 둘러싼 의견교환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핵 프로그램 신고서를 ▲플루토늄을 비롯한 핵시설과 관련 물질 ▲우라늄농축 ▲핵협력 의혹 등 3개 항목으로 하고 이 가운데 플루노튬 등 공개하기로 한 부분은 합의문으로 발표하고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은 비공개 양해각서로 처리하기로 하는 등 이른바 ‘분리신고’ 방식을 채택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또 북한이 신고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검증을 하되 추후 ‘정치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 양해각서에 담기는 내용은 북 측의 `간접시인’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이 자신의 이해사항을 기술한 뒤 북한이 이를 적절한 표현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중국이 1972년 미.중 간에 체결된 `상하이 공동성명’을 참고해 제안한 아이디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북한이 우라늄 활동과 핵확산 활동에 개입했다는 것이 미국의 이해사항’이라고 기술하고 북한은 이런 내용을 ‘반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박하지 않는다’는 제3자적 표현과 관련, 미국 측은 표현수위가 높은 ‘인정했다(admit)’ 등을, 북한은 ‘인식하고 있다(acknowledge)’거나 ‘이해한다(understand)’ 등의 표현을 주장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사소한 것 같지만 핵 신고서에 담기는 내용이 추후 검증대상이 되기 때문에 북한은 매우 신중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싱가포르 회담에서 성과가 있을 경우 곧바로 중국과의 협의를 거쳐 6자회담 재개와 핵 폐기 로드맵 마련, 신고서에 담긴 내용 검증 등 다음 단계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힐 차관보가 싱가포르 회동을 마친 뒤 9일 베이징을 방문하는 시점에 맞춰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베이징에 파견, 회동 결과를 청취하고 6자회담 재개방안 등을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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