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방미 6者 직행티켓 아냐…식량 지원 변수”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6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도착해 본격적인 방미 일정에 돌입했다.


김 제1부상은 뉴욕 JFK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이 잘 이루어질 것으로 낙관한다”고 낙관적인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지금은 모든 나라들이 화해를 해야 할 시기이므로 북미관계도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며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제1부상은 기자들에 둘러싸여 ‘보즈워스와 회담이 잘될 것으로 보느냐’, ‘미국이 요구하는 핵사찰을 수용할 계획이냐’ 등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기하자”고만 답했을 뿐 불쾌한 기색을 보이진 않았다. 나름 우호적인 인상을 남기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그동안 북한은 직접적인 미북대화를 노렸던 만큼 이번 기회를 대화의 모멘텀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제1부상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에는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과 북한 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부국장을 포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미국은 이번 북미회담을 비핵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타진하는 ‘예비적 회담(exploratory talks)’으로 규정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부장관은 24일 김계관 부상의 방미와 관련 언론성명서에서 “북한이 6자회담의 책임하에서 그들의 의무사항을 확고히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예비적 회의”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 역시 이번 북미대화가 바로 6자회담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6자회담으로 바로 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난관들이 있다”며 “남북회담이 시작 되었으니 6자가 바로 시작된다고만은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도 “미국은 이번 북미회담을 예비적 회의로 정리하고 있고, 이를 통해 9.19성명을 이행할지를 타진할 것”이라고 미국의 의도를 설명했다.


미국은 북한과의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등 모든 핵 프로그램 중단 등의 선 행동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따라서 북한의 진정성을 행동으로 확인하길 원하는 미국과 6자회담 테이블로 돌아가 협상을 통한 ‘살라미 전술(요구사항을 여러 개로 나누어 제기하는 협상 전술)’을 펼치려는 북한 사이의 온도 차가 큰 상태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단기적으로 미국을 통해 5.24조치의 완화, 대규모 대북식량지원, 평화체제 협상 등을 노리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요구하는 소기의 성과를 얻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북한은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의 진정성’을 확인해주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 


김 교수는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핵실험 중단, IAEA핵사찰단 복귀, UEP 핵활동 정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행동으로 보여주기 힘든 사안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에게 작은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간접적인 레버리지(leverage)로 활용할 가능성은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24일 언론 성명서에서 “북한에게 단지 회의테이블로 돌아오는 것만으로 보상을 줄 의도는 없다. 이미 합의한 내용에 대한 행동으로 새로운 보상을 제공해주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과거 6자회담 패턴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한 바 있다.


다만 김 부상의 방미 과정에서 북측의 요구로 쌀 지원 문제를 두고 양국 간 추가 협의가 진행될 가능성은 있다. 식량 지원 문제가 양국 협의에 촉진제가 될 수도 역진(逆進)제가 될 수도 있다.


김 부상 일행은 28일 스티븐 보즈워스 특별대표와 클리포드 하트 6자회담 특사 등으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과 북미 고위급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다음달 1일에는 전미외교정책협의회 등이 주관하는 토론회 참석 일정이 잡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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