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방미..북ㆍ미 인사교류 물꼬트나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다음달 5~7일께 뉴욕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계기로 북한과 미국의 고위급 인사 교류가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김 부상은 6자회담 ‘2.13 합의’에 따라 설치되는 북.미 관계 정상화 워킹그룹 회의 참석차 뉴욕을 방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관계정상화를 위한 초기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2.13 합의’를 통해 북.미가 양자대화를 개시하기로 하면서 양측 고위급 인사교류에 걸림돌이 치워진 만큼 지난 해 6월 미측이 단호히 거절했던 힐 차관보의 평양 방문도 시간 문제가 된 양상이다. 실제 정부 당국자들은 북.미간 2차 워킹그룹 회의는 힐 차관보가 방북하는 형태로 평양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김계관-힐 라인 보다 고위 급의 움직임이다.

대북정책조정관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는 존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이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하거나 제3국에서 북측 고위급 인사와 회동하는 외교 이벤트가 성사될 수 있을지, 또 언제쯤 성사될지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클린턴 행정부 후반기인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 장관이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던 때와 유사한 상황이 현 부시 행정부 임기 안에 재현될 경우 그 정치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라이스 장관 또는 그에 필적하는 미측 인사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북.미 관계 정상화는 물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뿐 아니라 그와 맞물려 북한의 핵폐기 과정도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이스 장관 등의 방북이 성사되기까지는 북한의 핵시설 폐쇄.봉인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수용 등 ‘2.13 합의’상의 초기조치와 상응조치가 이행되는 과정을 먼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60일 시한의 초기단계 조치 이행기간에 북.미가 서로 약속한 사항들을 착실히 이행함으로써 상당부분 신뢰가 구축되어야 다음 단계에서 힐-김계관 급 이상의 양자 교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다시 말해 라이스 장관의 방북 등 ‘깜짝 이벤트’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그 ‘이벤트’를 통해 비핵화 및 북미 관계 정상화와 관련한 굵직한 성과물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라이스 장관의 방북과 같은 카드를 썼다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정치적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며 미국 역시 이런 점을 충분히 감안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일각에서는 초기단계 조치 이행 후 이뤄질 6자 외교장관 회담을 즈음해 북.미간 고위급 인사 교류 전망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 조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4월 중 베이징(北京)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6자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라이스 장관과 고 백남순 외상을 대신할 북측 인사가 양자 협의를 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6자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라이스 장관과 차기 북한 외상 후보의 하나로 거론되는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간 회동이 성사된다면 그때는 라이스 장관의 평양 방문 카드가 본격 추진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한 외교소식통은 “라이스 장관의 방북 등은 향후 상황에 따라 이뤄질 수 있는 일이긴 하나 현 단계에서 실질적으로 검토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초기조치 및 상응조치 이행을 통해 북.미가 충분한 신뢰를 쌓은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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