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김정일 메시지’ 전달할까

▲ 김계관 北 외무성 부상

김계관 북한 외무상 부상은 과연 ’평양 수뇌부의 메시지’를 미국측에 전달할 것인가.

‘2.13 합의’ 이행을 위한 북.미간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다음달초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 참석하는 김계관 부상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그가 북한과 미국의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실무그룹 1차회의 개막에 맞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한이나 구두 메시지를 미국측에 전달할 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외교소식통들은 지난해 11월 중국이 중재한 베이징(北京) 북.미회동이나 지난달 베를린 북.미 양자회동에서 미국측이 상응조치를 제안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뜻’임을 강조한 것을 감안할 때 이번 뉴욕 회동에서 김 부상이 김 위원장의 ’특별메시지’를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에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25일 전망했다.

김 부상이 평양 수뇌부의 메시지를 갖고 간다면 그 내용은 ▲2.13 합의의 역사적 중요성을 평가하고 합의 이행을 위한 북측의 의지를 과시하며 ▲미국과의 적대관계 청산에 대한 북한 수뇌부의 기대와 미국에 대한 요구 등을 담게 될 것으로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2차 실무그룹 회동을 북한에서 개최하게 될 경우 힐 차관보의 평양 방문 초청과 함께 향후 초기조치 및 상응조치 이행을 통해 양측이 충분한 신뢰를 쌓는다는 것을 전제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평양방문 초청도 메시지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라이스 장관의 방북 등은 향후 상황에 따라 이뤄질 수 있는 일이며 이는 북.미가 충분한 신뢰를 쌓을 때만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북한의 외교정책을 실무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실세로 평가받는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미국 방문이나 라이스 장관의 북한 방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북.미간에는 클린턴 행정부 후반기인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 김 위원장과 회동하는 등 ‘관계정상화 급진전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따라서 평양 수뇌부의 메시지가 전달되고 장관급 이상 고위 인사의 워싱턴-평양 교차방문 등이 성사된다면 북한 핵시설 폐기와 이에 따른 상응조치 이행을 넘어 북.미 관계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대형 현안에 대한 양측의 협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는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 개최의 의미가 크긴 하지만 북한이 먼저 평양 수뇌부의 의사를 공개하기는 시기가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오히려 한두차례 실무그룹 회의를 진행하면서 초기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로 받을 에너지 지원 등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미국측의 진정성을 타진하는데 북한이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정부 소식통은 “현재의 상황은 북한이든 미국이든 상대의 진정성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