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융통성’ 발언 주목

제4차 북핵 6자회담 2단계 회의가 개막된 13일 베이징(北京) 외교가는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밝힌 ‘융통성’에 주목했다.

막판 고비까지 갔다가 결국 휴회로 마감한 1단계회의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이른바 ‘핵 폐기범위’에 대한 북한과 미국의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것이었다.

그 가운데 특히 ‘평화적 핵이용권’에 대해 양측이 끝까지 첨예한 신경전을 거듭함에 따라 거의 2주간에 걸린 막전막후의 협상이 구체적 성과없이 종료됐다.

2단계 회의가 시작됐지만 양측의 입장이 변화가 없다면 결국 협상은 비관적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는 게 현지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김계관 부상이 ‘핵 평화적 이용권’을 재천명하면서도 “필요할 경우 융통성을 발휘할 방침”이라고 말한 것은 곱씹어 볼 대목이다.

살짝 뒤틀어보면 “미국이 성의를 보여달라. 그러면 우리도..”라는 뜻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 물론 러시아 등은 북한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복귀와 같은 일정한 선제조건이 충족될 경우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며, 미국과는 다소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이 문제에서 모종의 ’타협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베이징 현지에서 제기되고 있다. 북한에게 일정한 조건내에서 평화적 핵 이용권을 인정한다든지, 아니면 다른 한 축인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 보다 진전된 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이번 2단계 회의에서는 여러가지 조합 가운데 유효하고 의미있는 조합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면서 “조합을 찾는 일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융통성을 발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이 2단계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융통성’을 언급한 것은 미국에서 꺼낼 카드의 내용과 경우의 수를 떠보기 위한 전술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북한이 1단계 회의가 휴회한 뒤 37일간의 시간적 여유 속에서 어떤 전술적 변화를 보일지를 상정하고 한국과 일본 등과 충분한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2일 서울에서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만난 것도 북한측 카드에 대한 사전점검 차원으로 이해되고 있다.

특히 2단계 회의가 열리는 동안 평양에서 남북 장관급 회담이 열린다는 점에서 만일 북한이 베이징에서 ’융통성’을 발휘할 경우 그 실질적 내용을 평양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결과적으로 2단계 회담의 향방은 ‘융통성’의 내용과 그 효과가 협상의 진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가로 좁혀지고 있는 셈이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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