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힐 회동은 韓中합작품

북한과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18일 베이징(北京) 회동은 ‘창의적 의견교환’에 의기투합한 한중 양국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양국은 위폐 및 대북 금융제재와 관련된 북미접촉을 성사시키는 것이 북핵 6자회담의 교착을 푸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작년 7월9일에 이어 제2의 힐-김계관 베이징 회동을 주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로선 힐-김계관 회동의 결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위폐 문제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대북 금융제재 공방으로 인해 북미 직접대화가 2개월여 막혀온 점을 감안할 때 북미가 얼굴을 맞댄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작지 않아 보인다.

9∼10일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의 방중을 계기로 한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과의 회동이 그 시작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중은 이를 ‘극비 프로젝트’로 추진, 6자회담 참가국인 일본과 러시아도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으며 우리 정부는 한미 채널을, 중국은 북중 채널을 통해 조심스럽게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송 차관보는 우 부부장과의 회동후 국내로 돌아와 비공식 브리핑에서 방중의 성과를 묻는 질문에 “밀가루 반죽을 하고 왔다”는 알듯 모를 듯한 표현으로 김계관-힐 회동 추진을 암시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회동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시기에 맞춰졌던 것으로 보인다.

해외순방을 자제하던 힐 차관보가 10∼12일 한.중.일 3국을 방문한 뒤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 베트남을 방문하는 일정을 잡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힐-김계관 회동은 당초 12일로 잡혔으나 그에 앞선 북중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회동 일자가 뒤로 밀렸으며 회동이 불발될 위기에 직면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송 차관보가 16일 기자들과의 티 미팅에서 “한미 장관급 전략대화 참석을 위해 18일 밤 워싱턴으로 향한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힐-김계관 회동은 그때까지도 확정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중 협의의 ‘진전’은 그런 후에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밤 베이징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간의 만찬 회동이 성사됐고 이를 계기로 북한이 힐-김계관 회동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한미간 사전조율도 송민순-힐 채널을 통해 조용하고도 긴박하게 이뤄졌다.

송 차관보는 힐-김계관 회동이 확정된 17일 워싱턴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송 차관보는 1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한국에 남아 상황을 파악할 것도 있고 해서 갑자기 미국 방문을 취소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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