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경희가 김정일 사망 2주기 추모행사에 불참한 것을 두고 갖가지 설(說)이 나오고 있다. 이중 김경희가 오빠 기일(忌日)에도 나오지 못할 만큼 위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하다. 지난 수년간 김경희 건강설과 사망설이 제기됐었던 만큼 김경희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있지만 장성택 사망과 그로 인한 충격 등으로 김경희가 다시 등장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을 수 있다.
만약 김경희 위독설이 사실이라면 김정은의 유일한 친인척이었던 장성택을 비롯해 김경희의 김정은 체제에서 후견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김정은은 후견인 없이 ‘홀로서기’에 나서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향후 북한의 정치적 불안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결국 고모부인 장성택 처형이 ‘자충수’가 된 셈이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한 대북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김경희를 김정일 추모행사에 등장시켜 건재를 과시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은 위독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김경희는 원래 건강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남편의 처형에 충격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만약 김경희가 이번 사태로 건강 문제가 악화돼 정치적으로 재기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진다면 김정은은 후견인이라고 할 수 있는 장성택과 김경희를 한꺼번에 잃게 되는 셈”이라면서 “집권 3년차로 막 들어서는 김정은 체제가 충고를 할 수 있는 인물은 없고 ‘아첨꾼’만 넘쳐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특히 그는 “김정은은 향후 버팀목이 없어진 상황에서 홀로 국가를 운영해야 하는데 정치적 능력이 부족해 조그마한 풍파에도 쉽게 흔들릴 수 있다”면서 “김정은 수하엔 이젠 믿을 만한 사람보다는 ‘고자질’과 권력 싸움만 능한 사람만 많아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식통은 장성택 처형 이후 2인자로 평가받는 최룡해의 정치적 능력에 대해 실권은 없고 ‘껍데기’에 불과한 정치력으로 김정은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인물로 평가했다.
그는 “최룡해가 군 경력이 미흡하기 때문에 군 내부에서도 인정을 안 해주고 실권은 없으니 따르는 인물도 없을 것”이라면서 “사실 최룡해는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는 ‘고지식한 바보’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어 “최룡해는 자기 주관이 없고 주인에게 충실한 ‘사냥개’ 역할만 했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2인자’로 부각되면 장성택처럼 처형될 것을 우려해 김정은의 입만 쳐다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김정은의 움직임에 대해 소식통은 “김정은은 언젠가는 자신에게 진정한 충성인자가 없다는 것을 느끼고 고독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면서 “지금은 중국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도발 움직임은 없지만 나중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되지 않을 때는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정은 체제 들어 리영호 등 그동안 위상이 높았던 인사들이 숙청 및 처형되는 것을 지켜본 내부 세력들의 불만도 커질 수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김정은이 장성택을 처형하기 위해 뒤짚어 씌웠던 ‘양봉음위(陽奉陰違)’가 실제로 만연해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