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수그러들었던 북한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의 ‘신변이상설’이 내부에서 재차 확산, ‘이미 죽어 장례까지 치렀다’는 말까지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진행된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경희가 동명이인일 가능성도 제기돼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북한 내부 문제에 정통한 한 대북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6개월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김경희의 건강 문제에 대한 소문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최근엔 인민보안부 소속 외화벌이 기업소 사장들 속에서 김경희가 이미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이런 소문은 김경희가 당 정치국 비서이지만 반혁명 분자로 처형된 장성택 부인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장례를 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조용히 치렀다는 식으로까지 부풀려지고 있다”면서 “이런 이야기를 서로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해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경희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기간이 늘어나자 이런 소문이 더욱 퍼지고 있는 양상이다. 김경희는 지난해 9월 북한 정권 수립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이후 김정일 사망 2주기(지난해 12·17), 김정일 생일(올해 2·16) 행사 등 주요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이 같은 의혹을 키웠다.
소식통은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내부에서 김경희가 한때는 치료차 외국에 나왔다는 소문이 돌았었는데, 건강했으면 당시에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모습을 드러냈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면서 “일부에선 죽지는 않았고 ‘식물인간 상태’로 모습을 드러낼 상황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주민들도 처음엔 ‘남편(장성택)이 죽었는데 어찌 금방 나올 수 있겠느냐’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면서 “원래 건강이 좋지 않았고 이번 사태의 충격으로 쓰러진 것이 확실하다고 여기는 주민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 정보당국 관계자는 이날 “지난 11일 발표된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에 제285 태평 선거구 당선자로 김경희가 포함됐으나 이는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높다”며 “김경희는 김정은과 갈등 등으로 스스로 사퇴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고위 탈북자는 “우리 정보 당국의 정보가 사실일 경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선출이 아닌 ‘추대’라는 점에서 김경희의 대의원 탈락은 그의 신병이상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는 ‘백두혈통’ 김경희가 김정은의 권력체제에서 물러날 만큼 그의 신변에 큰 변화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