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前대통령 치료 의사가 전한 서거 순간

18일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서거 당시 가족과 측근 인사 등 20여명이 지켜본 가운데 이희호 여사가 손수 만들어준 벙어리장갑을 끼고 평온한 모습으로 마지막 순간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의 입원 이후 의료진으로 참석한 전문의 A씨는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투병과 서거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전날 밤부터 나빠지다 이날 오전 9∼10시께 급격히 악화하자 중환자실로 들어가 자리를 뜨지 않았으며 운명했을 당시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고 했다.

A씨는 “이 여사는 누워계신 김 전 대통령의 오른쪽에 앉아 벙어리장갑을 낀 오른손을 부여잡은 채 흐느끼셨다”라고 말했다.

37일간 입원 치료를 받으며 중요한 고비를 수차례 맞았으나 그때마다 위기를 잘 넘겼던 김 전 대통령이지만 이날 상황은 심각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박지원 민주당 의원 등 측근들도 임종 한 시간여 전부터 중환자실로 몰려가 김 전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이 자리에 모인 측근들은 “여사님을 잘 지켜 드리겠다”, “저희가 잘 알아서 (정치)하겠다”는 등 돌아가면서 한 명씩 김 전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마지막 말을 남겼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이 운명하던 순간에는 이 여사와 세 아들을 비롯한 가족과 측근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 정남식 학장, 주치의 장준 교수 등 20여 명이 함께 했고 치료에 참여했던 다른 의사들은 한발 물러났다.

그 자리에 동석했던 전문의 A씨는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박동수가 점점 느려지다가 편안하게 돌아가셨다. 자세히 듣지는 못했지만 아마 의료원장님이나 병원장님이 병실 참석자들한테 (김 대통령이) 서거하셨다고 말씀하셨을 것이다”라고 회상했다.

이 여사가 흐느끼는 모습을 본 몇몇 여의사들은 함께 눈물을 흘리며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슬퍼했다고 A씨는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이 폐렴 증세로 입원한 지난달 13일부터 중환자실에 상주했다는 A씨는 “며칠 전 심폐소생술을 했을 때도 어떻게든 소생시켜 드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김 전 대통령을 회복시켜 병실로 올려 드렸다면 좋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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