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前대통령 자취 따라 `마지막 여정’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운구 행렬이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영결식을 마치고 고인의 체취와 숨결이 배어 있는 서울 시내 곳곳을 마지막으로 둘러봤다.

김 전 대통령의 시신이 실린 영구차는 영결식 마지막 순서인 조총 발사가 마무리되자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해 오후 3시30분께 국회를 빠져나갔다.

28대의 경찰 사이드카와 선도차, 대형 태극기를 건 4대의 차량, 영정을 부착한 오픈카를 앞세우고 `마지막 나들이’에 나선 김 전 대통령의 영구차 뒤로는 미망인 이희호 여사 등 유족을 태운 승용차와 경호차량, 버스 7대가 뒤따랐다.

출발 5분여 만에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 잠시 멈춰선 운구 행렬은 이희호 여사가 정세균 민주당 대표를 만나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다시 이동, 오후 3시47분 김 전 대통령이 고난의 정치인생을 살아온 동교동 사저에 도착했다.

김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인 홍업씨의 장남 종대씨가 든 고인의 영정은 1층 접객실과 2층 서재, 투석실 등을 천천히 둘러봤고, 이어 사저 바로 옆 김대중도서관에서 1층 전시실과 2층 자료실, 5층 집무실도 방문했다.

영정은 서재와 집무실에서 고인이 사용하던 의자 위에 잠시 올려지기도 했으며, 이희호 여사가 자신의 자서전 앞 표지에 쓴 마지막 편지가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로 울려퍼지는 가운데 20여분 만에 사저를 떠났다.

김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은 이후 충정로와 서대문을 지나 세종로 네거리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우회전, 추모제가 열린 서울광장으로 향했다.

이 자리에서 차에서 내린 이희호 여사는 대국민 인사말을 통해 “제 남편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와 국장 기간에 넘치는 사랑을 베풀어 주신 데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이어 “제 남편은 일생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려 피나는 고통을 겪었다. 많은 오해를 받으면서도 오로지 인권과 남북의 화해, 협력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남편이 추구한 화해와 용서의 정신, 평화와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의 양심으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한다. 이것이 남편의 유지”라고 힘줘 말했다.
이후 운구 행렬은 서울역 광장에 잠시 멈춘 뒤 삼각지와 용산역을 거쳐 동작대교를 건너 안장식장인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곧장 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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