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머리 북한승려’ 이유가 뭘까?

정동영 장관이 머리 기른 승려와 합장하고 있다.<사진:연합>

요즘 삭발을 하지 않은 북한의 승려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북한의 승려들은 대부분 유발승이다. 유발승은 말 그대로 머리를 깎지 않은 중이다.

16차 남북장관급회담을 참가한 정동영 장관은 14일 평양 대성산 광법사에서 머리가 긴 광선스님과 합장했다. TV에 비쳐진 광선스님의 ‘올백 머리’는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개성시범관광에 참가한 관광객이 천마산 관음사 청맥 주지스님에게 머리를 기른 까닭을 물었다. 주지스님은 “신앙심은 마음속에 있지, 삭발에 근본이 있지 않다”고 말하고 “삭발을 하게 되면 태양광선이 비치고 이상하다”라고 말해 관광객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北 승려, 종교인이 아니라 ‘직업인’

북한 승려들은 삭발할 이유가 없다. 신앙심이 있는 종교인이 아니라, 북한당국이 ‘북한에도 종교가 있다’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한 ‘대외 전시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머리를 기르고 평상시에는 양복과 구두를 신는다.

북한의 승려는 공무원이다.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사찰 소개와 안내를 하고 평상시에는 사찰의 보존, 관리를 한다. 사찰에 거주하지 않고 매일 출퇴근을 하며 인근 마을에 가족들과 함께 가정을 이루고 산다.

대부분의 승려들은 김일성종합대학 종교학부 출신이다. 이외에 타 기관 간부로 일하던 사람들 중 불교학원이나 지방순회 강습을 수강한 사람들이 승려가 된다. 불교학원은 30여명을 3년 동안 교육시킨다. 불교학원은 89년 양강도 삼수군 중흥사 내에 설립되어 운영되어 오다가 91년 평양 광법사 복원과 함께 이전되어 운영되고 있다.

한 탈북자는 “북한의 승려들은 통일전선부 소속으로 월급과 배급을 받고 일반인보다 대우가 좋다”고 말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관계자는 “북한의 박연폭포 관음사의 스님은 일종의 관리인이며 남측에서는 삭발을 뜻 깊은 의식으로 삼고 스님이 되기 위해 4가지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남측 기준에서 스님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남과 북이 단절이 오래된 만큼 북한 불교의 특징적 차원에서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짜 ‘삭발승려’는 종교간 지원 타내는 ‘대외 선전용’

진짜 삭발한 승려도 북한에 있다. 이들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체제선전과 종교간 지원을 받아내는 ‘선전 요원’들이다.

김일성종합대학 출신 한 탈북자는 “과거 노동당 간부나 공작원 출신의 나이든 사람들이 머리를 깎고 사찰에 거주했다. 나이 들어 병이 들거나 요양을 할 목적으로 사찰에 거주하는 경우도 있는데, 외국인들이 사찰을 참관하면 진짜 스님으로 가장한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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