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 출근 말고 시장에서 돈 벌어오세요”

소식통 "기업소 지배인, 노동자에 8.3벌이 권장...자력 갱생 강조 때문"

평양제사공장
평양제사공장(기사와 무관). /사진=노동신문 캡처

최근 경영난에 봉착한 북한 평양 일부 기업소 지배인이 노동자들에게 일정 금액을 낸 후 출근하지 않고 시장활동을 허가하는 일종의 ‘8.3벌이’를 권장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양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최근엔 지배인이 (당국에서 요구하는) 할당량이 채워지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일 잘하는 사람을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면서 “알아서 장사하라고 시간을 조성해주는 대신 기업소에 한 달에 얼마 내라고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들은 보통 한 달에 50~60달러를 기업소에 낸다”면서 “이러한 돈이 기업소 입장에서는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듯하다”고 소개했다. 일을 잘하는 사람들을 선별해서 장사를 시킨 만큼 돈을 제법 벌어온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북한 당국이 이 같은 8·3벌이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본지는 지난 1월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 차원에서 공장·기업소 지배인 등을 대상으로 ‘8·3벌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라’는 내용의 강연이 진행됐으며 이와 관련한 총화와 단속이 대대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북한서 ‘8·3벌이단속 조짐주민들 그것 마저 못하게 하면)

이에 대해 소식통은 “지배인이 밖에 내보낸 사람들을 잘 관리해서 위(당국)에서 알아보면(눈치채면) 제까닥(바로) 보호해 준다”고 말했다. 8.3벌이에 동원된 이들이 불리한 처지에 놓이지 않도록 기업소가 먼저 상황 파악 및 정리를 빈틈없이 하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 당국의 대대적인 교육과 단속에도 지배인들이 노동자들에게 8.3벌이를 장려하는 것은 당국이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기업소 자체적으로 실적을 낼 것을 강요하는 분위기 탓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기업소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생산계획 수립과 무역의 자율화, 수익 처분 등에서 기업의 권한을 대폭 확대해 실제적인 경영권을 부여한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를 도입한 것도 지배인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내세우는 경제 개혁조치로 지난 4월 11일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 때 개정된 헌법에 내용이 명시되면서 공식화됐다.

또한 기업소 지배인들은 부족한 전력문제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기업소가 무한정 전기 쓸 수 있는 것이 아닌 한정(제한)이 있다”면서 “전기를 쓸 수 있는 시간 안에 생산을 해야 하는데 그것으로는 할당량을 채우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 때문에 자체로 전기 생산해서 부족한 부분을 때우고 있다”면서 “자동차 바떼리(배터리) 큰 거 두 개를 병렬로 설치하는 등 별 괴상한 방법 동원해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방법으로는 조명이나 작은 기계를 겨우 작동시키고 나머지는 다 손으로 한다”면서 “기업소 지배인도 어이없어 하면서도 ‘입에 풀칠은 해야 하고 직원들도 먹여야 하니까’라며 푸념한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기업소나 공장들이 어느 날 갑자기 멈추는 것이 아닌 서서히 죽어가는 것처럼 멈춰서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이를 관리하는 지배인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일부 북한의 공장기업소가 경제난으로 인해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본지는 지난 3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에 있는 상당수의 국영기업소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 평양 국영기업소 상당수 가동 중단회담 결렬 후 희망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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