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전환” 단속하다 중독돼 체포된 어느 北보위원

진행 : ‘한주간의 북한 소식’입니다. 오늘도 강미진 기자와 함께 하겠는데요. 강 기자, 우선 지난 한 주 북한 사회 동향에 대해 전해주시죠.

기자 : 농번기를 앞두고 있는 북한 전역에서 주민들이 퇴비과제와 소농기구 마련을 위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주에도 전국에서 소농기구 전시회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3월에 들어서면서 퇴비과제도 마감지어야 하고 더구나 소농기구 과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면서 “그래선지 시장 안은 물론 길거리에서도 농기구들이 줄줄이 진열되어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 :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주민들이 퇴비동원과 농기구 마련을 위해 정말 바쁜 시기를 보낼 것 같은데요.

기자 : 네, 함경남도 소식통도 12일 “요즘 장마당에서는 철제품 장사꾼들이 활기를 띠고 장사를 하고 있다”며 “농사철을 앞두고 전국에서 농기구 전시회가 진행되는 시기여서 이 대목을 노린 장사꾼들이 너도나도 제품소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시장에 매대가 없는 일부 장사꾼들은 길거리에 자리를 잡고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공구들을 파느라 여념이 없다”며 “‘무겁게 한 짐을 지고와도 다 팔리기 때문에 피곤한 줄 모르겠다’는 것이 장사꾼들의 반응”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풍경은 전국 어디서나 마찬가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평안남도와 함경도 지역에서도 주민들은 농기구를 필수적으로 구매한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소식통은 “요즘 청진제철소 생필 직장에서는 연간 액상계획을 할 수 있는 농기구 생산에 힘을 넣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 : 최근 북한 당국이 대대적으로 마약 단속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이와 관련한 추가 소식도 있다면서요?

기자 : 네, 북한 당국이 대대적인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전역에서 마약사범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권력층들이 단속의 가면을 쓰고 공공연하게 마약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마약 중독자는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해당 소식을 전한 양강도 소식통은 “마약검열과 처벌은 해마다 강화되고 있는데 마약판매와 구매자들은 이런 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얼마 전에는 도(道) 보위원이 마약관련 조사를 받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보위원이 마약을 하게 된 동기를 전해들은 주민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담당 지역의 마약사범들을 단속하던 중에 ‘피곤함을 없앨 수 있고 기분 전환도 된다’는 마약 흡입자들의 공통된 진술을 여러 차례 들으면서 호기심에 한두 번 접하게 됐고 결국 중독된 것이라고 합니다.

진행 : 네, 불법 마약사범들을 단속 적발하고 통제해야 하는 보위원이 마약에 중독됐다는 이야기에서 북한 내 마약실태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는데요, 주민 반응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소개해 주시죠.

기자 : 네, 주민들은 마약을 단속하던 지위에서 단속을 받는 처지가 돼버린 보위원을 언급하면서 “권력을 쥐고 마약행위도 당당하게 하더니 꼴좋다” “마약단속을 해야 하는 사람이 중독자라니, 소웃다 굴레 터질 일”이라는 말로 비웃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해당 지역의 사법기관에서는 조사에 착수했다고 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도 단속원들의 마약행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일부 보위원, 보안원들은 주민에게 ‘조사를 위해 마약을 한 후 기분이 어떤지 한 번 해봐야 한다’는 말로 둘러대지만, 그들의 감시에 불만을 품던 주민들이 신고하면서 검거되는 일도 있다고 하네요.

진행 : 다음은 시장 이야기 들어볼까요? 최근 동향은 어떻습니까?

기자 : 처음에 언급한 소농기구는 농촌에 살든 도시에 살든 모든 가정에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필수품 중 하나인데요, 농촌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는 당연히 필요한 것이고요.. 또 도시에 살고 있는 주민들도 역시 누구라 할 것 없이 농촌동원과 도시미화 작업에 동원되고 있기 때문에 호미와 삽, 낫 등 기본적인 소농기구는 필수로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진행 : 농기구는 농사를 짓는 농촌지역에서만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도시에서도 필수적으로 필요한 물품이었군요.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 농번기 때보다 봄이나 가을에 있게 되는 소농기구 전시회 때 가격이 오른다고 하는데요. 양강도의 경우 삽은 3만 원, 2만 원, 13000원, 5000원으로 가격대가 다양합니다. 호미는 좋은 것은 8000원 쇠가 나쁜 것은 5000원 정도를 하고요, 낫도 역시 5000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북한에서도 비닐하우스에 농작물 재배를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 때문에 봄을 맞아 시장에서는 비닐박막도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비닐박막은 두께에 따라 가격이 갈린다고 하는데요, 싼 것은 1미터 당 1200원을 하고 비싼 것은 2400원에 팔린다고 하더라고요.

진행 : 북한 시장은 고양이뿔 내놓고 다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판매되는 품목이 다양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마약매매도 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나요?

기자 : 네, 마약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소지하는 행위조차도 불법이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의 매매는 드문데요.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거래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약 장사꾼들이나 거금을 가지고 장사를 하는 일부 주민들에게 마약 밀매업자들이 부탁을 하기 때문에 시장에서도 공식거래는 아니지만 소개는 이뤄진다고 봐야겠죠?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양강도 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아편은 1g당 5만 8천원이며 일명 ‘얼음’이라고 불리는 필로폰은 잘 정제된 것은 1g당 25만 원 정도입니다. 소식통은 “2년 전에는 1g당 아편은 2만 6000원에, 얼음은 19만 원에 매매가 됐었는데, 지금은 많이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 : 네. 마지막으로 북한 시장 물가동향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쌀은 1kg당 평양 4400원, 신의주 4510원, 혜산 46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1450원, 신의주 1560원, 혜산은 16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095원 신의주는 8100원, 혜산 812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00원, 신의주 1240원, 혜산은 1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1000원, 신의주는 12000원, 혜산 116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12400원, 신의주 12000원, 혜산 12700원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디젤유는 1kg당 평양 7030원, 신의주 7000원, 혜산 7032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