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4발을 발사했다. 이산가족상봉 행사와 우리 정부의 인도적 대북지원 제의 등으로 남북관계에 훈풍이 부는 가운데 북한이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라면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끝나고 한미 양국이 키 리졸브 연습을 하고 있는 시점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의도된 도발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이번 미사일 발사뿐 아니라 이틀 전 북한군 경비정이 서해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것도 계획된 도발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도발을 그동안 북한이 보여 온 화전(和戰)양면 전술의 일환으로 봤다. 이산가족상봉 등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미사일 발사로 남한을 압박하는 동시에 협상력을 제고시키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28일 데일리NK에 “향후 남북 대화에서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보인다”면서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데, 기름도 부족하고 장성택 측근 숙청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상군 동원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쉬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현재 북한이 동계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발사를 ‘무력시위’로 볼 것이냐 ‘훈련의 과정’으로 볼 것이냐는 좀 더 냉정히 봐야한다”면서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응하는 과시적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 북한의 행동이 위협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면서 “이번 발사 자체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두어 김정은의 전략에 흔들리기 보다는 우리의 원칙과 소신을 갖고 대북관계에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