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中…北과 혈맹관계 바뀌나

혁명 원로들의 끈끈한 우정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혈맹관계를 자랑해온 북한과 중국이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중대한 기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유엔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 강경제재 조치에 중국이 찬성할 경우 북한은 중국과의 혈맹관계 파기를 선언하고 북중 국경선 지역에서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북중관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중국 엘리트들의 주장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중국 지도부 내부에서 대북 정책 전환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29일 담화를 통해 ‘위성 발사가 주권 국가의 자주적 권리라고 말해 놓고 정작 위성이 발사된 후에는 유엔에서 규탄 책동을 벌인’ 중국을 ‘미국에 아부, 추종한 세력’이라고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북한이 중국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명하고 나선 것은 중국이 지난 25일 북한의 핵실험 이후 예상 외로 강도 높은 경고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며 북한을 강력 비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최고지도부는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라는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모든 채널을 동원해 강력 만류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끝내 핵실험을 강행하자 크게 분노했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실시한 지난 25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시하고 또 다시 핵실험을 실시한 것을 결사 반대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중국의 차기 대권을 거머쥘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도 2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방문한 이상희 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시 부주석은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 비핵화와 핵확산 방지, 동북아지역 안정과 평화라는 중국의 원칙과 중국의 국가이익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중국은 우려와 불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또 북한 핵실험에 대한 반대와 불만의 표시로 오는 6월1일부터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중국내 북한통 천즈리(陳至立)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의 북한 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중국이 이처럼 초강경 대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북한의 핵보유가 일본 및 한국의 핵보유를 촉발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자국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핵으로 무장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는 것 자체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국가간의 관계에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1979년 우호 형제관계였던 베트남과도 전쟁을 벌인 바 있다. 중국은 베트남전쟁 당시 베트남에 각종 무기를 지원했으나 얼마전 자국이 지원한 총탄에 무참히 패배한 경험을 갖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뒷마당인 북한에서 핵무기와 미사일이 개발되고 나아가 핵무기를 탑재한 북한 미사일이 서울과 도쿄는 물론 베이징도 사정거리 이내에 두게 된다는 점에 중국 최고지도부는 경악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들은 “북한이 최근 사정거리 3천㎞인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했으며 이 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면서 “이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도 사정거리 안에 들어간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궁극적인 목표는 소형 핵탄두를 만들어 핵으로 무장하는 것”이라며 “중국 입장에서는 베이징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가장 가공할 무기가 겨누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양에서 베이징의 직선거리는 1천347㎞”라면서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에 분개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베이징이 북한 핵무기의 사정거리 안에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들은 또 “중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조만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을 실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ICBM 발사 시험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중국 전역도 사정권”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지도부 내부에서는 안보를 위해서라면 북한과의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도 불사하고 있으며 여기에 대비한 준비작업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자국의 안보나 강성대국 건설을 중국이나 러시아에 의존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핵무기를 개발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저지한다면 중국과의 관계 악화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주중 북한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우리에게 핵실험을 실시하지 말라고 명령하는 것은 자신들에게 항복하라는 것이나 다름 없다”면서 “이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중국에서 얻어 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자꾸 손을 벌리면 형제관계도 끊어진다”면서 “북중관계가 떳떳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빨리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북중 수교 60주년을 맞아 북중 관계가 중대한 기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지난해부터 이상기류를 보여온 북중관계에 조만간 중대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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