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불안 교차하는 개성공단

개성공단 입주기업협의회가 최근들어 남북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양상이다.

협의회는 북측이 개성공단 사업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음을 언급하며 남측 민간 단체의 대북 선전물 살포 중단을 요구하자 지난 10일 단체들을 향해 우려를 표하는 자료를 냈고, 13일에는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환영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입주기업들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남북 당국관계의 단절 속에 인력공급난과 `3통(통신.통행.통관)’ 문제 답보 등에 한숨을 내 쉬면서도 그간 목소리 내길 주저해 왔지만 최근에는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적극 표명하며 여론을 조성하려 하고 있다.

그 만큼 주변 안보 정세의 변화를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우선 기업들은 자료에서 표명했듯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오랜만에 들려온 `희소식’으로 보고 있다. 당장 효과는 미미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기업의 대북 설비 반출 제한 완화 등으로 인해 공단 발전의 장애물들이 일부 걷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호재 속에서도 기업인들은 여전히 앞날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다.

인력난 해소에 필요한 근로자 숙소 건설과 `3통 해결’ 등 산재한 현안을 풀려면 당국간 대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지난 2일 군사실무회담에서 양측이 자기 주장만 펴고 헤어진데서 보듯 실질적인 대화 재개 조짐이 아직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불안감은 북측이 군사실무회담에서 남측 민간 단체들의 대북 삐라 살포가 계속될 경우 공단 사업 등에 악영향이 올 수 있음을 경고한 뒤로 증폭됐다.

입주기업 협의회의 관계자는 “삐라 건을 문제삼은 이후 북측이 남측 인사들의 공단 방문 신청을 한결 엄격하게 심사하고 신문지 등의 반입 통제도 과거 어느 때보다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북측도 공단 사업을 중시하는 만큼 별 일이 없으리라고 기대하지만 불안감을 완전히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북핵 진전을 계기로 대북 사업의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한 정부가 개성공단 현안들에 대해 어떤 복안을 마련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실 육로 통행 원활화를 위한 통신 관련 자재.장비 제공, 개성공단 숙소 및 후생 시설 건설, 주변 도로 정비 등 공단 관련 각종 현안들은 대북 지원 성격도 있지만 남측 기업에도 절실한 사안들이기도 하다.

그간 정부는 북핵문제가 꼬이고,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해결에 북측이 협조하지 않는 상황 등을 감안, 이들 현안 해결에 미온적이었지만 이제 핵문제 진전이라는 상황 변화가 이뤄진 만큼 해결하는 쪽으로 움직일 명분이 생겼다고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입주기업인 ㈜태성산업의 배해동 대표는 “테러지원국 해제도 의미있지만 그것보다는 경색된 남북관계가 조속히 풀리는 것이 기업들에게는 가장 중요하다”면서 “빨리 원만하게 풀릴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