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한반도 정세..北 후속행보 주목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일정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의 방중 이후 북한의 행보와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 등이 주목되고 있다.

일단 이번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북한 수뇌부가 현재의 국면에서 어떤 인식을 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전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도 김 위원장은 자신의 아들인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혁명적 혈맹’인 중국 수뇌부에 북한의 `차기 지도자’를 확실히 소개하는 한편 중국과의 유대감을 극대화하는 이벤트를 연출한 것은 김정은의 존재를 부각시키는데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석달만에 다시 압록강을 넘어 가장 먼저 자신의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다녔던 위원(毓文) 중학교 등 자신들에게 ‘혁명성지’로 알려진 곳에 김정은을 세움으로써 북한내부적으로 ‘정통성’ 확보에도 신경썼다.

한 대북전문가는 29일 “고(故) 김일성 주석이 1927년부터 2년간 다녔던 위원중학교 방문 등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이 아들 김정은으로의 후계승계를 앞두고 아버지 김일성의 흔적을 더듬으며 마음의 각오를 다지는 이벤트를 벌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향후 `김정은 체제’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등 체제 내부의 변화를 큰 폭으로 추진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와 짧은 경력을 지닌 김정은이 차기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는 더 지켜봐야할 사안이다.

이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이 당분간 중국 중시 행보를 더욱 노골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가 어느정도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외부 환경의 안정, 특히 북한의 우군이 확실하게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평양에 불러놓고 방중 이벤트르 강행한 것도 미국을 향해 던진 김 위원장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 위원장이 중국 중시 행보를 선택했다면 북핵 6자회담이나 남북관계 등에서 북한의 향후 행보의 방향을 읽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을 통해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에 대한 지원에 대한 화답으로 중국 측에 6자회담 재개에 더욱 진전된 신호를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

후계구도 구축 등 체제안정이 시급한 상황에서 대북제재의 중요한 키를 쥔 중국과의 공조를 과시함으로써 한미 주도의 대북제재 흐름에 제동을 걸고 `천안함 국면’을 탈피하기 위한 포석이 깔렸을 것으로 분석된다.

북측은 이미 중국 측의 3단계 6자회담 재개 중재안에 동의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6자회담 재개 흐름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에 따라 6자회담 재개는 회담 재개 이전에 북측의 성의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한국과 미국의 태도에 따라 국면의 향방이 달라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는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북한이 핵 시설 불능화 조치 재개, 강제추방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측이 북중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한미의 `성의있는 조치’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북핵 문제가 실마리를 찾지 못할 경우 천안함 정국으로 가시화된 한.미.일과 북.중의 대결구도가 더욱 부각될 수도 있다.

한편, 북중 간 경제협력과 경제특구 등을 통한 북한의 제한적 개혁·개방 추진 여부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지속되는 한편 북한의 중국 예속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핵 문제와 개혁·개방 등에서 중국의 의지와 전략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의 대응에 따라 한반도가 급격한 변화를 겪을 수도 있고, 아니면 경색 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은 일단 오는 9월 하순으로 예정된 유엔총회에서 관련 당사국들이 탐색전을 벌이며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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