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계획’ 보도에 `펄펄’..北 `강수’ 어디까지

북한이 남한의 일부 언론에 `급변사태 대비계획’이 보도된 것을 놓고 “보복 성전”까지 운운하며 강력히 경고하고 나서 적잖은 파장이 우려된다.


일단 경고의 수단으로 사상 전례가 없는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결연함이 느껴진다.


국방위는 북한의 `1인 통치자’ 김정일을 위원장으로 하는 최고의 권력기관으로, 국방 및 대외정책을 총괄한다.


따라서 이번 국방위 대변인성명은 명실공히 북한사회의 최종적 결정으로 봐도 무방하다.


성명은 형식면에서 최고 수준의 `격’을 갖춘 것에 그치지 않고 내용에서도 매우 강경한 태도를 담고 있다.


성명은 우선 남한의 `급변사태 대비계획’을 `반공화국 체제 전복계획’으로 규정하고 “이 계획 작성을 주도하고 뒷받침한 남조선 당국자의 본거지를 날려보내기 위한 거족적 보복 성전이 개시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특히 성전에 `혁명적 무장력’까지 동원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 향후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이처럼 초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일부 남한 언론에 보도된 `급변사태 대비계획’을 사실상의 북침 준비로 보는 최고지도부의 인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이런 강경 대응이 최근 남북관계가 호전되어 가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올 들어 북한은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신년공동사설에서 적극적 대화의지를 내비친 이후 불과 열흘만인 금주 초부터 평화협정 정전당사자 회담 제의(11일), 금강산 및 개성관광 실무접촉 제안(14일), 옥수수 1만t 지원 수용(15일) 등 전에 없이 `부드러운 제스처’를 잇따라 내보였다.


하지만 초강경 태도로 돌변한 이날 국방위 대변인성명으로 기존의 화해무드는 한순간에 뒤집혀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이끄는 최고권력기구 국방위가 “보복 성전”을 선언한 마당에 북한의 대남 기관들이 남측과 회담을 하고 남측의 도움을 받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방위 성명은 “남조선 당국은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앞으로의 모든 대화와 협상에서 철저히 제외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북한의 태도는 앞으로 각종 외교무대에서 상당 기간 이어질 공산이 매우 크다.


특히 성명에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를 언급한 대목은 향후 6자회담이나 미국과의 평화협정 논의 과정 등에서 남한을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성명에는 향후 북한이 자신들의 입장을 바꿀 경우에 대비해 운신의 여지를 남긴 듯한 대목도 눈에 띈다.


남한 당국을 대화와 협상에서 배제하는 것이 “반공화국 죄행에 대하여 온 민족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 아래 진행될 것이라며 남한측의 사죄를 요구한 부분이다.


대북 전문가는 “어떤 나라이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계획을 세우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남북관계의 경색을 막기 위해 북한 측을 이해시키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