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욕이 북한을 망쳐?…앉아서 죽으라는 소리”

▲중국단동에서 공업품을 구입하는 북 주민들 ⓒ 조선일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1일 ‘교활한 침략수법’ 이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금전욕은 나라도 망하게 한다”며 주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돈 벌이’ 열풍을 강하게 질책하고 나섰다.

신문은 “금전욕은 부르주아사상과 개인이기주의 사상이 싹트고 자라나게 하여 사람들을 정신적 불구자로 만드는 위험한 독소”라고 주장했다. 특히 신문은 달러를 “제국주의자들의 침략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돈에 유혹되면 나라와 민족까지 팔아먹게 된다”며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원인도 달러에 유혹됐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노동신문은 북한 당국의 주장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에 대한 환상이 주민들의 정신상태를 망친다는 당국의 우려가 팽배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주민들은 식량배급이 중단 이후 당국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먹는 문제를 해결해왔다. 이 중에서도 대다수 주민들은 장사를 통해 생계를 유지한다. 북한 장마당에서 가장 유용하고 가치가 높은 것이 달러이다. 주민들은 먹고 살기 위해 달러를 벌기 위해 열중한다.

북한 주민들 대다수는 큰 재산과 금전욕 때문에 장사에 나서거나 달러를 벌어들이지 않는다. 하루 하루 먹고 살기 위해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애를 쓴다. 이러한 과정에서 북한 주민들이 돈 욕심이 강해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주민들이 돈을 벌어 먹고 살 수 밖에 없는 조건에서 당국이 금전욕을 거론하며 비난하고 나선 것은 체제유지에 필요한 사상통제와 주민통제가 과거와 같이 기능하지 못한 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이 김정일과 당에 대한 충성보다는 돈벌이에만 열중하면서 체제 유지에 누수가 생긴다는 파단일 가능성이 크다.

주민들의 대량아사와 대량탈북으로 코너에 몰린 북한 당국은 2002년 ‘7·1경제개선조치’를 발표해 시장 활동을 허용하고 인센티브제도를 일부 도입했다.

경제개선 조치로 북한의 대도시들에는 대규모 종합시장이 들어서고, 소도시나 농촌에는 소규모 장마당이 생겨 주민들의 생계를 해결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배급제 대신 종합시장과 장마당이 북한 주민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이제 와서 돈 욕심을 부리는 주민들을 가리켜 ‘정신적 불구자’라며 견제하고 나선 것은 북 주민들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는 것에 대한 당국의 두려움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도 사상적 통제가 풀려가는 현상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겠지만, 그 속도와 범위는 제한하려는 의도이다.

현재 북한 함흥에서 북-중 무역에 종사하는 김명국(가명∙42세)씨는 “주민들이 뭐라도 들고 나와 팔거나 사기 때문에 시장에 돈이 돌고, 결국에는 무역도 가능하다. 돈벌이를 하지 않으면 앉아서 죽으라는소리”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인지는 몰라도 일반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달러도 무시 못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북중 무역할 때 달러를 좋아하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도 달러에 대한 신뢰가 크다. 결국 달러 싫어하라는 말은 무역을 하지 말거나 혼자 바보가 돼라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시장을 통한 장사로 이어지고 있다.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시장에 출근하는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다. 북한주민들에게 돈은 곧 쌀이고 목숨이라는 인식이다. 결국 이들을 대상으로 북한 당국이 개인주의, 제국주의 침투라는 선전을 해도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2006년 12월 22일부터 북한 내에서 일반인들의 달러를 포함한 모든 외화사용을 금지할 데 대한 조취를 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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